신약 기대감에도 경영진 주식 매각 도덕적 해이 눈총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최근 연골 재생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의 품목 허가를 받은 메디포스트의 주가가 연일 하락한 가운데 메디포스트는 해외 수출 기대감을 고조시키며 주가 방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호재 발표 직전 경영진의 잇따른 주식매각에 싸늘해진 시선은 여전하다.
메디포스트는 지난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카티스템의 제조 및 판매에 관한 품목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주가는 품목허가 2일 전부터 약세를 보이기 시작해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20만원대의 주가는 15만원대로 25% 넘게 급락했다. 차익매물이 쏟아진 영향이 컸지만 전문가들은 낙폭이 너무 크다고 지적하며 그 배경으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꼽고 있다.
황동진 사장은 지난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보유주식 2만주 전량을 장내매도했다. 황 사장은 11일에는 19만9800원에 5000주를 매도한 데 이어 12일에는 1만5000주를 20만1671원에 처분했다. 황 사장이 이번에 매도한 2만주는 지난해 말 스톡옵션을 행사해 취득한 주식이다. 한성호 이사 역시 12일에 336주를 19만3750원에 장내매도했다. 재료 노출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는 상황에서 임원들의 자사주 매도까지 겹치며 주가를 끌어내린 것이다.
연일 주가가 떨어지자 메디포스트는 해외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내세우며 주가 방어에 나섰다. 회사 측은 “지난해 초부터 아시아 및 동유럽, 태평양 지역 등 일부 국가의 해외 직수출을 검토해왔다”면서 “이르면 올 상반기 내 이들 국가와의 협상을 마무리 짓고 올해 안에 2~3개국에서 카티스템 해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영진의 잇따른 자사주 매각에 위축된 투심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해외매출 가시화 소식이 전해진 25일에도 주가는 3% 넘게 하락했다. 이어 26일에는 카티스템에 대한 해외 관심이 뜨겁다는 내용의 자료를 내놨다. 메디포스트는 자료에서 “카티스템의 품목허가가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등 10여개국 30여개 주요 통신, 언론매체, 의학 전문지 등에 보도됐다”면서 “이들 외신을 접한 해외 환자들로부터 카티스템 구매 및 시술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주가는 6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한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오르자 임원들이 줄줄이 주식을 팔았고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임원들의 매도를 희석시키기 위해 해외 수출 기대감을 내세우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꼬집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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