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금액은 올랐지만 주는 업체는 줄어
기업 체감경기 ‘전년보다 악화’ 48.8%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올 설날에는 기업들의 상여금 지급 수준이 전년 대비 증가한 반면, 지급하겠다는 업체 수는 줄어들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기업들은 설 연휴를 앞두고 체감경기가 악화됐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이희범)가 전국 26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12일 발표한 ‘2012년 설 연휴 및 상여금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휴무 일수는 평균 3.9일, 설 상여금은 131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휴 일수는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쳐 지난해의 4.8일보다 하루 정도 줄어든 반면, 상여금 지급 액수는 전년의 127만원 대비 3.7% 상승했다.
휴무일은 토요일과 법정공휴일을 포함한 4일 휴무가 47.8%, 3일 23.9%, 5일 17.9%, 2일 이하 6.0%, 6일 이상 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4.2일, 중소기업이 3.8일이며, 업종별로는 제조업 4.1일, 비제조업 3.6일인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응답한 기업의 75.8%는 설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78.7%) 대비 2.9%p 감소한 수치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의 지급 비율 하락 폭이 3.9%p로 중소기업의 2.2%p에 비해 다소 컸으며, 산업별로는 비제조업이 7.2%p로 제조업의 0.9%p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급업체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기업의 체감경기 악화에 의한 부분도 있는 반면 성과 및 능력주의 임금체계가 확산되면서 은혜적으로 지급되는 명절 상여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줄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설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의 1인당 평균 지급액은 131만원으로 전년의 127만원에 비해 3.7% 증가했다. 대기업이 4.2% 증가한 196만6000원, 중소기업은 2.7% 증가한 116만4000원으로 조사됐다.
또한 설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의 경우 91.4%가 고정상여금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상여금이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근거를 둬 매년 지급해야 하는 상여금을 의미한다. 고정상여금 없이 별도의 휴가비를 지급하는 기업은 8.7%로 조사됐다.
한편, 응답 기업은 올 설 경기에 대해 절반 가량(48.8%)이 ‘전년보다 악화’됐다고 응답한 반면, ‘개선됐다’는 응답은 4.4%에 불과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전년보다 악화’됐다고 답한 기업이 18.5%였던 데 비해 대폭 증가한 것이다.
경총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수출 둔화와 물가상승 등의 요인에 의한 내수침체로 인해 기업의 실물경기가 급속하게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설 공휴일 이외에 추가 휴무를 실시해 5일 이상 휴무하는 기업에게 사유를 물어본 결과,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상 명문화 돼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2.6%로 가장 많았으며, ‘근로자 편의 제공’ 32.2%, ‘연차수당 절감’ 13.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은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상 명문화’가 61.1%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 반면, 중소기업은 ‘근로자 편의 제공’(39.2%)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명절연휴에 추가휴무를 요구하는 내용의 단체협약 체결 사례가 대기업에서 훨씬 많이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경총은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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