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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주유소 수도권엔 신설도 어렵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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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정부가 '삼수' 끝에 알뜰주유소의 최종 낙찰자를 선정했다. GS칼텍스는 영남과 호남지역, 현대오일뱅크는 중부지역에 각각 기름을 공급하게 된다. 낙찰자 선정으로 표류하던 알뜰주유소는 일단 생명줄은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알뜰주유소의 안정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알뜰주유소의 경쟁력은 공동구매, 셀프주유, 사은품 미지급 등을 통해 시중 일반 주유소(정유사폴)보다 리터(ℓ)당 60~100원 싼 저렴한 가격에 기름을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선 유가가 낮은 시점에 얼마나 많은 물량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정부는 물량확대를 내세워 구매력을 높이면 저렴한 석유제품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자가폴(무폴) 중 얼마나 많은 주유소가 알뜰주유소로 전환할지는 불투명하다. 자가폴 및 정유사 소속 주유소들이 기존에 손에 쥐던 마진을 줄이면서까지 알뜰주유소 전환에 적극적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정부가 알뜰주유소에 대해서만 제도상 특혜나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것도 여전히 논란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비싼 기름값은 주유소 탓이 아니라 정부의 높은 세금에 있다는 게 주유업계의 입장이다.

정유업계가 알뜰주유소에 지속적으로 '협조'할지도 불투명하다. 이미 수도권내 자영 주유소 100여곳이 알뜰주유소 운영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농협 NH카드의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알뜰주유소를 주관하고 있는 농협에 대한 압박이다.


더구나 일반 주유소보다 알뜰주유소에만 저렴하게 기름을 공급할 경우 알뜰주유소 인근에 위치한 정유사폴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 알뜰주유소에는 저가에 기름을 주고 다른 일반 주유소에는 기름을 비싸게 팔면 '공정거래'를 해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밖에 내년 알뜰주유소 설치목표 700개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얼마나 많은 알뜰주유소를 설치하느냐도 정부의 과제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집중적으로 배치될 경우 실제 국민들이 알뜰주유소에 대한 체감효과는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정책의 효율성을 놓고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알뜰주유소가 본궤도에 오르지 못할 경우, 휘발유 가격의 50% 이상이 세금임을 감안할 때 고유가의 근본 원인은 다시 비싼 유류세로 초점이 모아질 수 있다. 정부가 유가대책으로 세금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신중히 고민해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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