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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노트, 충성고객 1명이 기업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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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2000만명 슈퍼 앱, 문닫기 하루전 기사회생 사연

"에버노트, 충성고객 1명이 기업 살렸다"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앱 컨퍼런스'에 참석한 트로이 말론 에버노트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한국 내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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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2008년 말 실리콘 밸리. 필 리빈 에버노트 최고경영자(CEO)는 "내일 우리 회사는 문을 닫는다"는 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낸 후 자리에 앉았다. 100년 동안 지속하는 기업을 만들어 보자는 마음으로 벤처에 뛰어든 그였지만,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를 감당해낼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이메일을 점검하던 리빈 CEO는 스위스에서 온 메일 한 통을 발견했다. 자신을 에버노트 사용자라고 소개한 발송자는 "이렇게 좋은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만들어줘 고맙다"며 "혹시 투자가 필요하다면 연락해 달라"고 적었다. 눈이 번쩍 뜨인 리빈은 바로 회신을 보냈고, 결국 50만불을 투자받을 수 있었다. 현재 전세계 가입자만 2000만명에 달하는 노트 앱 에버노트가 회생하는 순간이었다.


15일 한국생산성본부가 주최한 '글로벌 앱 컨퍼런스'에서 만난 트로이 말론(Troy Malone) 에버노트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모든 스타트업 기업은 어려운 시기를 겪게 마련"이라며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중요한 건 얼만큼 좋은 제품을 만들고, 얼마나 많은 충성 고객을 보유하느냐 여부"라고 말했다.

에버노트는 스마트폰, 데스크톱, 태블릿PC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노트 앱이다. 유료와 무료 버전으로 나뉘지만 무료 버전으로도 대부분 기능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무료 버전 고객에게 유료 구매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여기에는 나름의 마케팅 철학이 깃들어 있다.


"유료 버전에서만 가능한 핵심(key) 기능들이 있다. 때문에 무료 버전을 사용하다 보면 언젠가 유료 버전을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다음 달 혹은 수년 후일수도 있다. 우리는 다만 좋은 제품을 제공하며 기다릴 뿐이다."


이렇게 확보한 유료 사용자만 70만명이다. 이들은 순전히 자의로 유료 버전을 구매, 사용하는 충성 고객들이다. 회사 문을 닫기 직전까지 갔던 에버노트가 현재 전 세계서 승승장구하는 배경이다.


에버노트는 한국 시장의 성장성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한국 내 에버노트 사용자는 50만명 정도로 전체 사용자 중 4% 가량을 차지한다. 한국 사용자들이 늘어나는 데 고무된 에버노트는 최근 국내서 한국 유저 컨퍼런스를 개최하며 시장 공략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말론 사장은 "한국 시장은 전세계 어떤 시장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며 "조만간 일본(32%) 수준의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말론 사장은 "최근 파트너십을 체결한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사처럼 한국 내 모바일 업체와도 협력 관계를 논의 중"이라며 "현재 준비 중인 손글씨 인식 작업이 마무리되면 한국 사용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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