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LTE폰으로 맹 추격…박병엽 부회장 등 임직원 자진출근 고삐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6년간의 기업개선작업이 마침내 막바지까지 왔습니다. 휴대폰 업체에서 스마트폰 업체로 변신한 뒤 눈부신 성과를 거뒀지만 최근 LTE 시장은 다시 위기입니다.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길은 남들보다 더 많은 열정을 갖고 열심히 하는 일 밖에 없습니다."(팬택 A 고위임원)
나른한 토요일 오후인 지난달 26일 평상시 같으면 집에서 늦잠을 자거나 가족들과 나들이를 갔을 팬택 임직원들이 회사 식당에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식당 모습은 평일과 다를 바 없었다.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서 LG전자가 무섭게 쫓아오자 임직원들이 출근해 업무를 보다 휴식을 위해 식당을 찾은 것이다.
팬택에 주말 근무가 부활했다. 박병엽 부회장을 비롯해 개발 및 마케팅 임원들은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정상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다. 직원들 대부분은 토요일에도 출근해 업무를 할 정도로 바쁘게 보내고 있다.
팬택은 지난 2006년 워크아웃 이후 17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베가레이서의 경우 100만대가 넘게 판매됐다. LG전자를 앞질렀다. 빠르면 이달안으로 워크아웃 졸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2조77억원,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를 제치고 국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도 스마트폰을 수출했다.
남은 것은 워크아웃 졸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팬택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며 안도했지만 최근 상황은 임직원들에게 위기감을 갖게 한다.
LTE 시장에서 LG전자가 무서운 속도로 쫓아오고 있는 반면, 팬택은 아직 LG유플러스용 제품 개발도 마치지 못했다. 조금만 대응이 늦어도 회사의 명암이 엇갈리는 무한경쟁 시대에선 팬택도 한순간에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업계에 따르면 LTE폰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갤럭시S2 LTE와 갤럭시S2 HD LTE 2가지 제품을 43만대 이상 공급한 것으로 집계된다. LG전자 옵티머스LTE는 누적공급량이 26만대를 넘어섰다. 팬택의 베가LTE는 16만대 가량, HTC의 레이더4G는 10만대 정도가 공급됐다. 모토로라 등은 LTE폰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를 앞섰던 팬택이 LTE폰 시장에서 주춤한 까닭은 베가LTE가 SK텔레콤에만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에 공급할 제품의 경우 CDMA 리비전A 기술을 지원해야 되기 때문에 개발이 다소 늦어졌다.
팬택은 오는 12월 KT의 LTE 서비스 시작과 함께 베가LTE를 선보일 계획이다. LG유플러스용 베가LTE는 늦어도 1월 초까지는 선보일 계획이다.
팬택 고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 대응은 빨랐지만 LTE폰 시장에서의 대응이 다소 늦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내년 1월께 통신 3사 모두 LTE폰을 공급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구글의 최신 운영체제(OS)인 아이스크림샌드위치를 탑재한 '갤럭시 넥서스'를 내 놓고 LG전자가 그동안 소홀했던 OS 업그레이드에 적극 나서며 소프트웨어 개발팀도 바빠졌다.
팬택은 연내 대부분의 스마트폰을 진저브레드로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상반기 중 아이스크림샌드위치 업그레이드를 제공할 예정이다.
팬택 고위 관계자는 "박병엽 부회장 이하 모든 임직원이 스스로 주말 출근에 나설 정도로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면서 "3개 통신 사업자가 모두 LTE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조금이라도 개발 기간을 당겨 연말 성수기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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