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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국제질병분류에 한의학이 올라야 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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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국제질병분류에 한의학이 올라야 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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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은 증상이나 검사 소견, 병변의 부위, 경과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고 있다. 질병에 대한 분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 ICD(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다. ICD는 모든 인간의 질병을 통계학적으로 분류한 것이다. 2만9000여종에 이르는 인간의 질환 명칭에 대한 국제적인 약속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한국한의학연구원에는 WHO에서 전통의학을 총괄하는 담당관과 질병분류체계 실무자, 한ㆍ중ㆍ일 등 각국의 전통의학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WHO는 20여년 만에 ICD 개정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2015년 도입 예정인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ICD-11) 체계 내에 전통의학을 국제질병분류로 등재하기 위해 각 분과 중 용어 분과의 작업 계획과 절차를 논의하는 실무적인 회의가 진행됐다.

현재 WHO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국제질병분류는 1993년 10차 개정(ICD-10)이 국제회의에서 승인된 것이다. 전통의학은 서양의학 체계가 중심인 상황에서 10차 개정에 이르기까지 ICD에 편입되지 못했다.


그러면 WHO가 전통의학을 ICD에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도 전통의학이 많은 나라에서 보편적인 의학으로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2008년 기준으로 2000억원을 돌파한 세계 전통의학 및 보완대체의학 시장과도 관련이 있다. 세계 전통의학시장은 연평균 8~10%가량씩 증가하고 있으며 2050년에는 약 5조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각국은 이번 ICD-11 개정에 자국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각국의 전문가들은 국제전통의학 분류체계(ICTMㆍ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Traditional Medicine) 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에 합의했다. 우선적으로 한ㆍ중ㆍ일 전통의학을 국제적인 합의를 통해 분류하고 WHO의 용어제정 규칙에 따라 표준 용어를 제정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과학적인 소통 및 상호 비교가 가능하도록 WHO에서 요구하는 ICD-11의 등재조건에 부합하는 국제적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ICTM 프로젝트는 내년 5월 WHO 총회에서 초기 버전(Alpha)을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가고 있다. 연말까지 각국에서 용어 및 정의를 자국어로 입력하고 전문가들의 검토와 수정을 거쳐 최대한 완성도 높은 버전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2차 버전(Beta)을 거쳐 2015년까지 최종 버전을 완성해 ICD-11의 한 부분으로 승인받아 본격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ICTM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전통의학이 국제질병분류체계 내에 자리잡게 되면 각국의 전통의학 상호 간뿐만 아니라 전통의학과 서양의학 간의 소통과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인류 보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에서 국제 전통의학 분류체계 속에 사상의학(四象醫學)을 진입시키기 위한 실무적인 작업을 했다. 최근 의료계의 핵심 화두인 맞춤의학에 비춰볼 때 상당히 실용적인 전통 맞춤의학일 것이다. 사상의학이 국제질병분류체계에 포함된다면 중국의 중의학과 구별되는 한국 한의학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의학의 정체성을 확보함은 물론 세계 주류 의학인 서양의학과의 관계 속에서도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있으리라 본다. 한의학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한의학의 국제표준 선점과 영향력 확보를 통해 우리나라가 대표적인 전통의학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승훈 한국한의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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