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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 반쪽짜리’ 공시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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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비용지출 내역’ 투명해 진다더니..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다음달부터 강화돼 시행되는 자산운용사별 위탁매매수수료 지출 내역 공시 제도가 ‘반의 반쪽짜리’로 전락하게 됐다. 운용사들이 지불하는 수수료의 각 증권사별 현황은 내놓지 않기로 한데 이어, 총액으로 공개키로 한 위탁매매수수료의 구분 내역 조차도 합리적인 기준 없이 임의로 정해 공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


30일 금융투자협회와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 각 운용사는 지난 7~9월 동안 증권사에 지불한 순수 위탁매매수수료와 조사분석서비스 비용의 현황을 공개할 예정이다. 각 펀드 유형별로 증권사에 지불한 전체 수수료율은 얼마이며, 이 가운데 위탁매매수수료와 조사분석서비스 비용의 비중은 각각 어떠한지를 펀드 소비자들에게 밝히기로 한 것이다.

당초 협회는 운용사들이 각 증권사별로는 얼마씩 지불했는지 세부내역까지 밝히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업계의 반발로 운용사 내부적으로만 작성해 유지하는 쪽으로 절충해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운용사들이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거래 증권사를 선정하도록 유도, 수수료 지출을 효율화함으로써 펀드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당초의 취지가 희석됐기 때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운용사들은 리서치 자료를 받는 대가를 해당 증권사에 주식 주문을 늘려 수수료 수익을 챙겨주는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운용사가 임의로 주문물량을 조정하거나 리베이트가 오가는 등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탁매매수수료와 조사분석서비스 비용을 구분해 공시하는 제도 역시 ‘무늬만’ 시행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이들 수수료는 ‘위탁매매수수료’라는 이름으로 한데 합해 공시해왔는데, 현실적으로 이를 구분하기 곤란하다는 게 자산운용 업계의 주장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한 리서치 자료에 대해 가치산정 기준을 만들고, 이에 따라 비용 비중을 적용해 계산하려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운용본부별로 구분 비율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조율하고 있다’는 말은 미리 정한 합리적 기준에 따라 증권사별 서비스 가치를 평가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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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운용사의 관계자는 “각 증권사에 대한 평가가 객관적으로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일단 협회에는 형식적으로 분리해서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자는 본인이 투자한 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공시 개선은 꼭 필요하다”며 투자자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조치가 무색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정재우 기자 jj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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