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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불확실성 시대, 정부가 중심 잡아라

시계아이콘00분 58초 소요

유럽발 재정위기의 여파가 국내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부터 소비위축이 두드러지고 수출 전선도 이상기류에 휩싸였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은 284억16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달(8.0%)에 이어 두 달 연속 한 자릿수 증가율이다. 지난달 백화점 매출 증가율도 3.1%로 30개월 만에 가장 낮다. 국내 자동차 메이커의 지난달 내수판매 또한 1년 전보다 8.8% 줄면서 올 들어 9개월 연속 증가행진을 멈췄다.


투자 지표는 3ㆍ4분기부터 급락했다. 3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3.5%로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한국은행과 전경련이 조사한 11ㆍ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모두 기준선인 100보다 한참 낮아 기업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저소득층의 적자가구 비율은 5년 만에,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엥겔계수는 7년 만에 각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외적으로는 장기화하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ㆍ중국의 경기둔화가, 대내적으로는 9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가 짓누르는 형국이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둔화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예년 같으면 새해 경제운용 방향 수립을 마무리할 시기인데 올해는 여태 헤매고 있다. 당장 성장률부터 문제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짜면서 성장률을 4.5%로 잡았다. 하지만 국내외, 민간ㆍ국책 연구기관 가릴 것 없이 '4%대 전망'은 찾아볼 수 없으며 대부분 3% 중후반이다. 그럼에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연구기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내년 경제운용을 경제활력 회복과 민생안정을 바탕으로 지속성장 기반 강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성장과 안정의 두 마리 토끼를 함께 몰고 가긴 어렵다. 안정을 중심 기조로 민생을 챙기는 방향으로 결단할 때다. 안개 낀 날씨처럼 주변은 불확실한 것들 투성이다. 어제 나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전망 보고서 곳곳에 '불확실성(uncertainty)'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한국은 경제 상황뿐 아니라 정치도 그렇다. 정치권은 벌써부터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세력화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가 흔들릴 때 정부라도 중심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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