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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비정규직 문제 근본 해결책을 찾아야

시계아이콘01분 01초 소요

정부와 한나라당이 어제 공공 부문 비정규직 34만1000여명 가운데 9만7000여명을 내년부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2년 이상 된 학교 조리사, 우편물 구분원 등 지속적, 상시 기간제 근무자는 정년을 보장받는 사실상 정규직과 같은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민간 기업도 정규직화에 적극 동참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전체 임금 근로자의 34.2%, 600여만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은 소득의 양극화가 깊어지고 사회적 갈등이 커지는 주요인 중 하나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당정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앞장서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내년 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비정규직 해법을 찾는 첫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문제는 당정의 조치가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할 근본 대책은 못 된다는 점이다. 무기계약직은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하지 않아도 돼 고용이 안정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정규직은 아니다. 인사, 복지, 상여금 등에서 여전히 정규직에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2년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현행 법을 슬며시 피해 간 편법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계가 '사실상 비정규직을 고착화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공공 부문의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들어가는 막대한 재원, 가뜩이나 빚더미에 허덕이는 공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 가능성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일자리를 찾는 신규 노동인력, 특히 청년층의 취업문이 좁아질 우려가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근원적인 해법을 찾아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비정규직 문제는 공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더 많은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는 민간 기업이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숙제다. 기업들은 노동시장 유연성을 내세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반대만 할 일이 아니다. 노사 상생이라는 큰 틀이 제대로 작동될 때 경영의 효율성도 높아진다. 사내하청 행태를 개선하는 등 비정규직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차별을 개선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아우르고 고용시장의 흐름을 읽는 노조의 자세 변화도 필요하다. 이번 당정의 조치를 계기로 노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 비정규직의 근본 해결책을 내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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