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시중은행장들은 앞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은행장들은 "10월중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대한 중도금 대출 취급 등 일시적 요인에 크게 기인한 것"이라며 이 같이 예상했다.
최근 한은에 따르면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7월부터 감소세를 이어왔지만 지난달 들어 전달에 비해 3조2000억원 늘면서 6월 3조4000억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충청남도 세종시 입주자들에 대한 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집단 대출 때문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아울러 일부 은행장들은 향후 경기 상승세가 둔화되더라도 그간의 경기 상승기중 확보한 내부유보금 등으로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크게 상승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중소기업 자금사정 판단시 연체율 외에 매출 및 이익 동향 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중소기업이 성장해 일정규모 이상으로 커지면 중소기업에게 주어지는 여러 가지 혜택이 일시에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 관련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내년에도 뚜렷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 은행장들은 주택시장이 우리 경제의 내수에서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수급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여의치 않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또 참석자들은 국내 유입 외화자금중 유럽계 자금의 비중이 높아 유럽지역 금융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외화자금 조달원을 일본, 동남아, 중동 등으로 적극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했다.
한편 김 총재는 '금융안정위원회(FSB) 아시아 지역자문그룹 창립 총회'가 FSB회원 8개국, 비회원 8개국 등 총 16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오는 21일 서울에서 개최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는 유럽 재정위기의 아시아지역 전이 가능성과 SIFI, 바젤Ⅲ, 섀도우뱅킹 등 핵심 금융규제들이 아시아지역에 미칠 영향 등이 논의될 예정인데 국내 은행장들도 이러한 논의 내용에 관심을 가지고 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민병덕 국민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조준희 중소기업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래리클래인 외환은행장, 리처드힐 SC제일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이주형 수협신용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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