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건사업 줄여봤자 비용은 1~2년내 바닥”… “추가 조정안 필요하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절약에 따른 복지 확대’가 골자인 2012년도 서울시 예산안이 공개됐다. 시정의 중심축을 대규모 시설투자사업에서 ‘복지·일자리·시민안전’ 분야로 옮기겠다는게 박 시장의 의도다.
이날 복지분야 외에 눈길을 끈 것은 박 시장의 채무감축안이다. 다양한 분야에 복지예산을 투입하는 것과 동시에 2014년까지 서울시 부채를 7조원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전시성 토건사업을 줄여 발생하는 비용이 1~2년내 바닥을 드러내는데 비해 복지분야 예산은 연속성이 부여된다는데 문제가 있다. 서울시 관계자 역시 “토건사업의 경우 매년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아닌데다 개발사업이 일자리 창출이라는 복지분야와 엮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 조정안이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박 시장은 2011년 현재 20조233억원에 달하는 서울시 및 산하·투자기관의 부채를 2104년까지 13조425억원으로 낮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로써 3조1848억원의 서울시 부채는 ▲2012년 4227억원(경기부양채 3640억원, 하수관정비 111억원 등) ▲2013년 2669억원(지역개발공채 1489억원, 도시철도공채 887억원 등) ▲2014년 6136억원(경기부양채 3000억원, 도시철도공채 2818억원 등) 등 총 1조3848억원이 줄어들게 된다.
문제는 SH공사다. 현재 SH공사의 채무액은 13조3655억원으로 박 시장의 계획대로라면 2014년말까지 7조1369억원의 채무가 감축된다.
하지만 내년만하더라도 마곡지구, 위례신도시, 세곡지구 보상비 등 선투자 사업비 6조3936억원이 지출된다. 마곡, 은평, 문정지구 등 투자비 6조6438억원을 회수하겠다는게 박 시장의 의도지만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야한다는 조건이 필요하다.
2013년에도 마곡, 위례신도시, 내곡, 항동 등 선투자 사업비 6조357억원이 소요되고 2014년 역시 3조50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가 필요하다. 2014년까지 공공임대주택 8만가구를 짓겠다는 목표와 부채감축안이 상충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특히 SH공사 부채감축안에 대해 박 시장은 ▲후분양제 완화적용으로 분양사업지 조기회수 ▲시프트 대형평형의 분양전환 및 임대비율 조절 등 시장 상황을 감안하지 못한 대안을 내놓았다. 투자회수범위 내 새로운 개발사업 추진, 마곡지구 조기매각 추진 등은 구체적인 대안보다 목표액만 제시된 경우다.
SH공사 관계자는 “(공사)특성상 수익을 내기보다 공공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부채가 늘 수밖에 없었다”며 “박 시장의 계획이 그대로 실현되면 좋겠지만 공공주택을 계속 늘리면서 분양까지 서두르라는 방안은 다소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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