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승용차로 출근하다 사고가 났더라도 달리 이용할 대중교통수단이 없었다면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8부(김인욱 부장판사)는 출근길 교통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달라며 한모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부지급처분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원고승소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근무지의 특수성으로 출ㆍ퇴근의 방법 등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 사회통념상 업무와 밀접ㆍ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출ㆍ퇴근 중 발생한 재해와 업무 사이엔 긴밀한 내적 관련성이 존재해 사업주의 지배ㆍ관리 아래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어 "한씨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었고, 통상적으로 출근하는 합리적인 경로로 출근하는 중에 사고가 발생했다"며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건설회사에 다니던 한씨는 지난 2009년 경남 산청군에 위치한 건설현장으로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해 출근하다 앞서 다른 사고로 견인되던 차량과 충돌해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내출혈로 사망했다.
유족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으나 1심은 "한씨가 사고 차량의 유지ㆍ관리비를 모두 부담했고 출근 시간과 경로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