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高 비명지르더니.. 日기업 줄줄이 적자 한숨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조윤미 기자] 세계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에다 달러당 78~79엔대를 유지하는 엔화 강세에 일본 기업들이 줄줄이 무릎을 꿇고 있다. 매출 급감과 순익감소로 이전에 발표한 연간 실적 목표를 잇따라 취소하거나 낮춰잡고 있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전자제품 업체인 파나소닉은 지난 달 31일 엔고로 회계연도 2분기(6~9월) 1058억 엔의 순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에는 310억 엔의 흑자를 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6%와 51%감소한 2조760억 엔과 420억 엔으로 줄어들었다.
손실은 엔화 강세에 대응하기 위한 TV와 반도체 부문 구조조정 비용이 당초 예상(1700억 엔)보다 훨씬 많은 5600억 엔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파나소닉은 이에 따라 내년 3월 말로 끝나는 2011 회계연도에 8조3000억 엔의 매출을 올리겠지만 4200억 엔의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파나소닉은 당초 올해 300억 엔(3억7800만 달러)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으나 2분기만에 적자전망으로 돌아섰다.
일본 3대 제약사인 다이이치도 엔고의 직격탄을 맞았다. 2분기 순익이 117억 엔으로 1년 전에 비해 39%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36%와 7.5% 하락한 187억 엔과 2425억 엔이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도 연간 매출목표를 당초 9700억 엔에서 9300억 엔으로 낮춰잡았다.
자동차 업체인 혼다도 엔화 강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태국 홍수로 공장이 침수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2분기 매출은 16% 감소한 1조8860억 엔을 기록했다. 특히 북미와 일본 자동차 매출이 각각 27%와 26% 감소한 게 회사매출을 끌어내린 주된 요인으로 지적됐다.
혼다는 특히 태국 홍수에 따른 공장침수 피해가 하도 커 2300억 엔이던 연간 순익전망을 철회했다. 이케 후미히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털어놨다. 혼다는 엔화가 내년 3월까지 달러당 평균 75엔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전제품과 플래시메모리 등을 생산하는 도시바도 2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대비 19% 감소한 222억 엔(미화 2억9500만 달러)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3% 감소한 1조5900억 엔이었다.
지난 6개월 동안 영업이익은 803억 엔으로 지난해 동기 1048억 엔보다 크게 줄었다.
경기가 급락한 미국과 유럽에서 TV와 PC,칩 판매가 저조한 데다 태국 홍수 영향으로 영업이 차질을 빚었으나 엔화 강세가 순익을 갉아먹은 주된 원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도시바는 연간 매출 7조엔, 영업이익 3000억 엔, 순익 1400억 엔 목표는 그대로 유지했다.
도시바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을 환영하지만 시장개입만으로는 외환시장을 지배할 수 없다”면서 “일본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 뿐 아니라 기업 경쟁력 유지를 뒷받침할 다른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조윤미 기자 bongbo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