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주식시장이 지난 3개월간 갇혀있던 박스권 탈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동안 주가를 끌어내린 유럽 재정위기 확산과 미국 더블딥(이중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어서다.
26일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재정위기 플랜이 나와도 미국이나 유럽 경제의 펀더멘털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악'을 벗어나고 있다는 안도와 중국 모멘텀은 박스권 탈출을 정당화하는 구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댐'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댐 안의 높아진 유동성은 '물놀이' 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즉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는다는 믿음이 생기면 유동성이 달러 캐리 트레이드 형태로 한국, 중국 등 신흥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11월 코스피는 G20(11월3일 개최) 회담 내용이 알려지면서 일시적 재료노출로 하락압력을 받을 수 있지만 1820선 이하로 하락하지는 않겠다"며 "코스피 상단은 8월 주식시장 급락분을 만회하는 수준인 2000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스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주도주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애플과의 격차를 줄여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중국 효과가 가세할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을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숙제를 안고 있지만 위기가 극한으로 치닫고 악순환으로 빠지는 것은 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미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의 자산이라 할 수 있는 커버드 본드 매입을 선언했고 장기 유동성 공급도 약속했다"고 전했다. 은행의 자본확충 프로그램도 마련되고 있다.
26일(한국시간으로 27일 새벽) EU 정상들이 유럽 재정위기 해법을 마련하면 미국이나 중국의 공조대책 참여도 논의될 수 있다. 유럽 위기가 전이될 수 있는 위험이 커 이를 피하기 위해 두 나라가 참여할 수 있어서다. 신영증권은 내년 1분기 이탈리아, 스페인의 대규모 국채 만기가 예정되어 있지만 유럽 각국이 공조에 나선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된 상태에서 이들 국가 국채에 대해 금리하락 기대감이 생긴다면 투자매력이 높아지고, 롤오버(재투자) 기피 현상도 잦아들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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