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가 결승행 티켓의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잔칫집 전북과 위기에 몰린 수원이 중동의 모래바람과 한 판 승부를 남겨두고 있다.
전북은 26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를 맞아 AFC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지난 원정 1차전을 난타전 끝에 3-2 승리로 장식한 전북은 이번 경기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결승에 오른다. 패하더라도 0-1 혹은 1-2 스코어만 유지한다면 결승 진출이 가능하다.
결승에 한 발 다가선 전북은 최근 안팎으로 경사가 겹쳤다. 지난 22일 K리그 대전과의 홈경기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정규리그 1위(18승8무3패, 승점62점)를 차지했다. 챔피언결정전 직행은 물론 내년 시즌 AFC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일찌감치 확보했다. 내친김에 AFC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를 동시 석권해 ‘더블’을 달성한다는 각오다.
최강희 감독은 1차전을 마치고 “경기를 이겼지만 아직 홈에서 90분이 남아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차전 승리의 여유는 잊고 화끈한 ‘닥공’ 축구로 결승행을 확정짓겠다는 생각이다.
한편 수원은 27일 새벽 0시(한국시간) 알 사드(카타르)를 상대로 원정경기를 치른다. 지난 4강 1차전서 알 사드에 0-2로 패한 수원은 결승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번 경기서 3골차 이상 대승을 거둬야만 결승진출이 가능하다.
수원은 최근 악재가 겹쳤다. 지난 1차전서 알 사드와 집단 난투극을 벌인 수원은 주전 공격수 스테보가 퇴장명령을 받아 2차전에 뛰지 못한다. 안방에서 당한 패배는 물론 관중 난입과 집단 난투극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국제적 망신을 샀다. 이 문제로 AFC 징계까지 예정돼 있어 이래저래 근심이 많다.
지난 15일 성남에 FA컵 우승을 내주며 흔들리기 시작한 수원은 K리그에서도 서울과 치열한 3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수원은 현재 4위 서울에 골득실(+16, +15)에서 앞서 간신히 3위를 유지하고 있다.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역전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갈 길 바쁜 수원이 이번 2차전에서 얼마만큼 집중력을 유지할지 관건이다. 원정경기라는 부담을 안고 다득점까지 노려야하는 수원에게는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수원은 AFC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조바한(이란)과 1차전을 비기고 2차전 원정에서 극적인 승리로 준결승에 오른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그 영광을 재현한다는 각오다. 윤성효 감독은 “홈에서 패해 아쉽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원정에서 승리하겠다. 조바한 전에도 그랬지만 반드시 이길 수 있을 것이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명암이 엇갈린 전북과 수원이 중동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결승에서 만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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