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왕좌의 게임>│BED부터 MAFIA까지 성공적 미드를 위한 요소들

시계아이콘03분 58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출생의 비밀, 결혼과 이혼의 과정으로 점철된 한국식 드라마로부터 달아난 시청자들에게 미드는 새로운 재미를 보장하는 세계였다. 그러나 수사물과 시트콤, 의학 드라마가 긴 시즌을 이어가며 노화하는 동안 미드의 세상 역시 다양성의 매력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그런 무렵에 등장한 <왕좌의 게임>은 미드의 새로운 경향이자 홈 엔터테인먼트의 극단적인 사례다. 이제 미드는 시즌 전체를 끌고 나가는 묵직한 스토리에 노골적이고 자극적인 장면들을 삽입함으로서 성인 시청층에 보다 확실하게 소구하는 노하우를 축적했다. 다음의 키워드들은 <왕좌의 게임>으로부터 추출한 ‘성공한 성인용 미드를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그리고 각기 다른 유전자를 공유한 사촌뻘 되는 작품들의 리스트는 새로운 ‘미드폐인’을 양성하는 패스워드가 되겠다.


<왕좌의 게임>│BED부터 MAFIA까지 성공적 미드를 위한 요소들
AD

BED
<스파르타쿠스> (Starz)

모든 한국 드라마는 주인공을 러브라인으로 몰아넣지만, <왕좌의 게임>은 주변 인물들을 침실로 밀어 넣는다. 주인공들이 사랑보다 중요한 대의와 명분을 향해 돌진하는 동안 다른 인물들은 헐벗은 몸으로 충격적인 장면들을 만들어 내며 드라마의 수위를 높인다. 남성간의 애정신이나 사창가가 거침없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가상의 과거를 배경으로 하는 덕분에 묘사의 한계는 한층 자유로워진다.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아드레날린의 극치를 경험하게 하는 <스파르타쿠스> 역시 성적인 묘사에서 남다른 수위를 보여준다. 검투사들의 직업의 특성상 입은 것보다 벗은 부분이 많아 피와 땀만큼이나 살이 많이 등장할 수 밖에 없기도 하거니와, 시대의 방종과 인물의 환락을 바탕으로 하는 까닭에 종국에는 야한 장면이 등장해도 드라마 속의 일상처럼 느껴질 정도다.

Tip. 폭력과 섹스. 남성들의 판타지를 감각적인 미장센과 치열한 계급 갈등 위에 덧입혀낸 <스파르타쿠스>는 주인공 스파르타쿠스 역의 앤디 위필드의 건강 악화로 첫 시즌의 성공과 동시에 위기를 겪었다. 검투사들의 주인인 바티아투스의 젊은 날을 그린 프리퀄 <스파르타쿠스 : 갓오브아레나>를 방송하는 동안 앤디 위필드는 끝내 세상을 떠났고, 시리즈는 리암 맥킨 타이어를 새로운 스파르타쿠스로 기용했다. 3번째 시즌의 소제목은 복수. 2012년 1월 방영을 앞두고 있다.
<#10_LINE#>

<왕좌의 게임>│BED부터 MAFIA까지 성공적 미드를 위한 요소들

BLOOD
<워킹데드> (AMC)

생존을 위해 상대방을 살해해야 하는 야만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에서 <왕좌의 게임>과 <워킹 데드>의 인물들은 시대를 초월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별한 보호 장치 없이 숲속을 배회하다 적들을 맞닥뜨리는 순간의 긴장은 이들의 옷차림과 상관없이 유사한 강도로 팽팽하게 당겨진다. 그리고 그 긴장을 허물어트리는 방식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돌로 찍어 내리든, 칼로 배어내든, 혹은 날카로운 것으로 상대방의 안구를 관통 시키든 확인 사살만이 해답인 것이다.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튀어 나가는 잔인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결코 냉혈한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 역시 두 작품의 공통점이다. 용이 태어나고 장벽 너머에 알 수 없는 괴물들이 도사리고 있는 시절과 좀비가 창궐하는 시절의 비현실성은 결국 같은 무게로 인간에게 가혹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피를 흘리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적들의 피를 흘려야 하는 인물들의 운명부터가 잔인하기 짝이 없다.


Tip. 좀비가 등장하고, 도심이 파괴되었다는 지극히 장르적 전통을 답습하는 세계관에서 출발한 <워킹 데드>는 이것을 시리즈로 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된 작품이다. 길지 않은 첫 시즌에서 이 드라마는 좀비물로서의 기본기를 충실히 보여주는 동시에 생존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졌다. 그리고 10월, 짧은 웨비소드를 공개한데 이어 <워킹 데드>는 2번째 시즌 방송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시리즈의 원작인 로버트 커크먼의 그래픽 노블 역시 번역 출판 되었다.
<#10_LINE#>

<왕좌의 게임>│BED부터 MAFIA까지 성공적 미드를 위한 요소들

MAFIA
<보르지아> (Showtime)

<왕좌의 게임>에 출연한 숀 빈은 인터뷰에서 이 드라마를 <소프라노스>와 <보르지아>에 비유한 바 있다. 전혀 시대적 배경을 달리하고 있지만, 두 작품은 모두 가문을 중심으로 한 권력 싸움을 다루고 있으며 이것은 이탈리아 마피아의 정서에 해당되는 것이다. <왕좌의 게임>역시 개인의 투쟁이 아닌, 가족 집단 간의 싸움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정서를 가졌다. 게다가 왕의 군주라 할 수 있는 르네상스 시대의 교황 자리를 둘러싼 암투라는 점에서 <보르지아>는 그 자체로 ‘왕좌의 게임’이라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왕좌는 높고, 권력은 강력하나 결국 그 자리의 품격은 누가 그 자리에 앉는가에 의해 결정된다는 메시지 또한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Tip. 르네상스시대 이탈리아 교황청이라는 가장 고결해야 할 곳에서 벌어지는 가장 추악한 갈등을 그린 <보르지아>는 실제 인물의 역사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작품이다. 그러나 이 작품 역시 HBO <롬>이나 쇼타임 <튜더스>와 마찬가지로 역사 그대로의 사건을 재구성 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 사이에 숨겨진 인물들의 야망과 탐욕에 집중한다. 그 와중에 종교적인 허울과 세속적인 욕망을 동시에 보여주는 주인공 알렉산데르 6세를 연기한 제레미 아이언스는 작품의 가장 핵심적인 매력 요소로 작용한다. 2012년 방영을 목표로 두번째 시즌이 제작 중이다.
<#10_LINE#>

<왕좌의 게임>│BED부터 MAFIA까지 성공적 미드를 위한 요소들

THRONE
<킹스> (NBC)

<왕좌의 게임>의 가문들은 전투를 통해 왕좌를 차지하고자 한다. 이는 바꿔 말하면 왕좌가 있기 때문에 반목과 대립이 발생하는 것이다. 젊고 용맹할 뿐 아니라 자신의 아들을 구한 전쟁영웅이 자신의 왕좌를 빼앗을 것이라는 예감 때문에 괴로워하는 <킹스>의 사일러스 벤자민 왕의 고민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가 곧 그가 가진 번뇌의 원천이다. 왕에게는 유능한 인물이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뛰어난 인물은 곧 그에게 위험요소가 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지 능력이 출중할 뿐 아니라 음모와 협잡에도 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왕좌의 게임>과 <킹스>는 그러한 게임의 법칙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우직한 인물의 승리를 응원하게 만든다. 그리고 왕좌에 고인 피를 씻어내고 새로운 세대가 옹립되는 순간을 보고 싶다는 그 욕망이야말로 현대사회의 가장 큰 판타지라 할 수 있겠다.


Tip. <킹스>는 세상에서 가장 대단한 판타지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데이빗과 사일러스라는 주인공들의 이름은 다름 아닌 성경의 다윗과 사울에서 비롯된 것들이며, 이들의 겪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 역시 성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품은 길보아 왕국이라는 가상의 왕정국가의 현대로 이야기를 가져옴으로써 보다 참신하고 과감하게 고전을 재해석 하고자 한다. 질투와 욕망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이 신의 존재보다 앞서 있으면서도 진중함과 기품을 잃지 않았던 작품이지만 시청률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09년 첫 시즌을 방송했고, 결국 다음 시즌을 제작하지 못한 채 종영되었다.
<#10_LINE#>

<왕좌의 게임>│BED부터 MAFIA까지 성공적 미드를 위한 요소들

HBO
<보드워크 엠파이어> (HBO)

자극적인 장면들, 꼼꼼하게 기록된 존재하지 않는 역사, 중후한 배우들과 단단히 중심을 잡은 메시지를 결국 하나의 드라마 속에 잘 정리해 넣는 것은 제작진의 역할이다. 그리고 이들이 원하는 만큼 기량을 펼칠 수 있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든든한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케이블 드라마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HBO는 상상을 결과물로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는 채널이다. HBO는 드라마를 위해 하나의 세상을 고스란히 건립할 수 있는 추진력과 자금력을 갖췄고, 이를 투자하기 위해 10년을 지속할 수 있는 시리즈를 물색한다. 원작이 이미 5부까지 출판 되었으며 원작자가 그 이상의 시리즈와 스핀오프를 구상중임을 밝힌 ‘얼음과 불의 노래’는 그런 HBO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포스트 <소프라노스>로 기획된 <보드워크 엠파이어> 역시 그런 점에서 유사한 기대를 업고 출발한 작품이다. HBO는 이 시리즈를 위해 1920년대의 아틀란틱 시티를 재현하기 위해 세트 제작비로만 500만 달러를 지출했으며 첫 파일럿을 위해 18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너키 톰슨이 이토록 생생한 인물로 활약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실존 인물에 기초했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지금 그가 살고 있는 드라마 속의 환경이 실제를 방불케 하기 때문인 것이다.


Tip. <보드워크 엠파이어>는 두개의 장점이 고스란히 하나의 작품에 녹아든 귀한 사례로 남을 작품이다. 전설적인 시리즈 <소프라노스>의 작가진과 마틴 스콜세지의 시너지는 마피아의 감수성과 미국 갱스터의 리얼리티를 절묘하게 혼합한다. 이에 더해 금주령의 명암 사이를 줄타기 하며 권력의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너키 톰슨을 연기한 스티브 부세미와 그의 수하 지미 다모디 역의 마이클 피트의 캐스팅은 반론의 여지가 없을 정도다. 올해 9월부터 시즌2의 방송이 시작 되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윤희성 nine@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