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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뒷받침 없는 관광상륙허가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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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외국인 크루즈 관광객 출입국심사절차를 간소화하는 이른바 '관광상륙허가제' 도입이 포함된 출입국 관리법 개정안이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정작 이를 받아들이는 관광업계의 반응은 시원치가 않다. 사람이 쉽게 드나들 수 있게 되더라도 정작 사람을 태운 배가 드나들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관광상륙허가제란 크루즈 선박 승객에 대해 선장이나 운수업자가 관광상륙허가를 일괄 신청케하고 허가된 승객에 대해선 최장 3일 이내 국내 체류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다.

12일 한국관광공사(사장 이참)에 따르면, 국내를 찾는 크루즈 관광객은 꾸준히 늘어 연내 1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전체 크루즈 관광객의 80% 가량을 차지해 그간 제주도를 경유할 때만 가능했던 무비자 입국이 허가제 도입을 통해 인천ㆍ부산 등으로 확대되면 국내를 찾는 중국인은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10월 초 국경절 연휴에만 7만여 중국인 관광객이 서울ㆍ제주 등지를 찾아 통큰 씀씀이를 보인데다, 연평균소득 7만 달러 이상을 고객층으로 하는 크루즈 관광이 고부가가치 관광상품으로 각광받고 있어 허가제 도입은 호재라는 이야기다.

현장 뒷받침 없는 관광상륙허가제 도입 크루즈관광선박 연도별 입항현황, 법무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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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법무부 관계자는 12일 "크루즈 선박의 국내 기항과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의 유입을 촉진해 관광산업 활성화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관광공사 및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중론이다. 공사 관계자는 "크루즈 관광의 경우 승선정원 및 입항편이 미리 결정돼 허가제 도입에 따른 수치상 변화는 1~2년새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항 선사들이 일정을 잡을 때 기항 및 입항여건이 미리 갖춰진 상황이어야 효과가 드러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 국내 크루즈 관광 인프라의 부족함을 꼬집었다. 부산항을 제외하면 국내 어떤 곳도 해외 크루즈 선사들이 만족할 만한 항만시설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유럽 최대 규모 선사인 코스타크루즈와 계약을 맺고 제주에 기항하는 크루즈 상품을 서비스 중인 롯데관광개발의 반종윤 홍보팀장은 "사실 상품개발 초기만 해도 인천에도 기항했지만 인천항이 보유한 항만시설은 5만톤급이 정박하기에도 충분치 않아 결국 취소됐다"며 "이는 제주항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뒤늦게나마 정책적 배려가 갖춰진 것은 다행이지만 관광 인프라의 개선이 동반되지 않고는 제도의 실효나 산업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관광업계의 평가인 것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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