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18개 은행 이자이익 19조5000억원으로 소폭 늘어
"특별이익이 대부분 차지,,별도 경영조치 하지 않을 것"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금융당국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를 구가하고 있는 은행권 당기순이익에 대해 '적정'이란 판정을 내렸다.
현대건설 매각차익에 따른 특별이익, 대손충당금 적립규모 하락 등 비이자이익이 대부분으로 금리 상승기에 편승한 예대마진으로 이익 폭을 늘린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배당금액 최소화 등 은행권 이익 폭을 줄이기 위한 별도의 경영지도 조치를 취하지 않을 방침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재 국내 18개 은행의 총 이자이익은 19조 5000억원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6%(5000억원)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올 상반기 은행권 당기순이익이 9조 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 6000억원) 보다 4조 3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을 두고 금리 상승기에 편승해 대출금리를 올리고 예금금리를 낮춰 이익을 늘렸다는 비판을 무색하게 하는 수치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끈 요인은 현대건설 매각 이익 3조 2000억원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 여기에 지난해 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기업구조조정에 대응하기 위한 대손충당금을 2조 8000억원 덜 쌓으면서 이익 폭이 더 늘어났다.
이에 대해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총 이자이익에는 국제 금융위기가 시장에 충격을 주기 전 은행권이 주식시장에서 벌어들인 유가증권 투자수익까지 포함된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예대마진을 통한 이자 확대 폭은 더 적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권 이자수익 지표인 예대마진 차는 최근 몇 년간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06년 3.04%를 기록한 이후 2% 후반대를 줄곧 유지했고, 올해 상반기 3.01%로 잠시 오름세를 탔지만 최근 2%대로 내려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 초반에는 은행 이자 변동주기 차이에서 비롯돼 예대금리 차가 벌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하반기에는 2%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같은 판단에 따라 앞으로 은행권 감독 방향을 이익 폭을 줄이기 위한 경영지도 보다는 금리 수수료 관행 개선 등 소비자 입장에서 과도하게 불합리한 부분을 중심으로 관리 감독하고, 수익 관리 측면에서는 업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공문 발송도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한편,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올 하반기 대손충당금 전입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유럽과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재정 위기가 장기화 돼 국내 실물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 등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태진 기자 tjj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