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국도 등에 설치돼 교통사고 발생시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가드레일에 대한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조원진 의원은 27일 국정감사에서 "최근 국도 가드레일 전수조사를 실시했으나 제대로된 조사가 아닌 육안으로 확인하는 조사만 했고 '양호판정'을 받은 구간 대부분이 실물충돌시험을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인천대교 버스추락사고로 가드레일의 효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돼 국토해양부는 국도 가드레일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전수조사는 육안으로 이루어졌고, 양호판정을 받은 구간 대부분이 실물충돌시험(차량충돌시험)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실물충돌시험을 거친 제품이 생산되기도 전에 설치된 가드레일까지 실물충돌시험을 거친 것으로 표시되어 있기도 했다.
2001년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 개정으로 가드레일은 실물충돌시험(차량충돌시험)을 거쳐 설치하게 되어있다. 2005년이 되어서야 규정에 맞는 제품이 도입됐고 2005년 이후 설치된 부분만이 차량충돌시험을 거쳤다.
올 7월 감사원은 국도, 고속도로 가드레일의 기준, 설계, 시공, 사후관리 등 전 분야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감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감사에서는 가드레일이 실제 설치되는 성토부 비탈면이 아니라 평지에서 실물충돌시험을 거치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지적됐다. 또 성토부 비탈면의 지지력이 평지의 69% 정도에 불과해 지주 매입깊이를 1.47배 정도 더 매입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의원은 "이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서울지방국토관리청, 도로공사 등에서 최근까지도 실물충돌시험을 거치지 않은 성능 미검증 제품을 무분별하게 설치하고 가드레일의 파손?복구현황, 성능등급 정보가 누락되는 등 사후관리도 부실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부실한 가드레일 설치와 관리로 인해 교통사고 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와 그에 따른 과중한 손해배상책임 부담이 우려 된다”며 국토부의 안이한 시설관리를 질타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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