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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무라이 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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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무라이 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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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정책금융공사(이하 공사)가 공사 최초로 엔화표시채권(사무라이 본드) 300억엔을 성공리에 발행했다. 이는 유럽발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시장의 급변상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특히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후 일본시장 내 외국계 사무라이 본드 발행을 재개한 첫 딜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공사는 지난해 첫 달러화 글로벌 본드 발행으로 국제금융시장에 이름을 알린 후 올해는 조달기반 다변화를 전략의 한 축으로 삼았다. 다변화는 조달규모 증가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지만 요즘 같은 변동성시장하에서의 조달전략에도 필수적이다.

현 시장상황이 '변동성'이라는 한 마디로 특징지워지기도 하지만, 이는 또한 일정부분 탈동조화(decoupled)된 시장에서의 전략으로 대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공사의 사무라이 본드 발행은 크게 세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지난해 달러화 시장에 이어 일본시장에서도 한국의 벤치마크 발행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번 발행에서 공사는 '외국정부관련기관' 자격으로 등록했다. 이는 엄격한 일본 금융당국의 심사기준을 통과한 것은 물론 2009년 6월 이후 동 자격획득과 동시에 발행에 성공한 최초 사례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이번 발행은 등록 단계부터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 인터뷰뿐 아니라 블룸버그, IFR, 유로위크(Euroweek)와 같은 금융 전문매체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서 진행됐다.


둘째는 광범위한 투자자를 확보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투자자 기반은 조달능력 근간을 이룬다. 로드쇼 기간 중 기관면담은 물론 일본에서는 이례적인 단체설명회도 30여개 기관이 참가한 가운데 준비한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성황리에 열렸다.


실제 발행에 참가한 투자자 분포를 봐도 보험사, 지방은행, 신금(신낀) 등이 망라하고 있었다. 공사도 당초 소규모로만 하려던 5년물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증액하는 등 투자자 기대에 최대한 부응하려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시장 여건에서 최적의 발행 규모와 유리한 가격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발행 예정액의 2배에 달한 주문을 바탕으로 그리스 채무 불이행(디폴트) 임박설 등 투자심리 냉각 요인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한 200억엔을 넘어 300억엔의 사무라이 본드 모집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가격도 2년물, 3년물, 5년물이 해당 엔스와프 금리에 60bp, 70bp, 85bp를 각각 가산한 양호한 수준으로 특히 5년물의 경우 달러시장 대비 약 40~50bp 낮은 수준이었다.


금융전문지 IFR는 달러시장에서의 스프레드 대폭 확대에 비해 현저한 차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다소 차별적 움직임을 보이는 일본에서의 전략적 성공이라 볼 수 있다. 대지진 이후 채권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양호한 신용을 가진 사무라이 본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한국 정부와 동일한 신용등급을 가진 공사의 지위를 적절히 활용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급변으로 차입 여건이 악화되는 시기에 전략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것은 어느 기관에나 중요하다.


올해 들어 스위스 시장에서 최초 공모 발행에 성공하고 기타 달러외 통화에 의한 조달도 추진하는 등 조달기반 다변화에 주력해 온 공사는 이번 사무라이 본드의 성공적 발행에서 더 나아가 호주시장, 기타 아시아 통화지역으로 조달 범위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최봉식 한국정책금융공사 수석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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