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최근 유럽 금융시장 혼란과 유로화 약세 등 대외 이슈에 의해 급등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10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단기적으로 정책 이벤트에 따른 상승세 진정이 기대되나 1100원대에서 내려오는 시점은 연말께로 예상했다.
이번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고 아시아 통화의 전반적인 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유럽 달러자금 시장의 경색, 유럽 재정위험 처리를 둘러싼 정치적 리스크 부각, 유럽중앙은행(ECB) 유동성 공급 확대에 따른 유로 약세, 스위스 중앙은행의 유로화 페그 선언으로 인한 달러의 안전자산 가치 회복 등 대외적인 요인들이 전반적으로 달러 강세와 유로 및 아시아 통화 약세를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서대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 상황에 따라 환율이 추가 상승한다면 지난해 5월 그리스 부도 위험에 따라 환율이 급등했던 1200원대 초반 정도를 일차적인 고점 수준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2008년처럼 환율 급등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단기적으로는 정부 개입이 확대될 가능성과 이번 주 G20 및 다음달 초 유럽 재무장관 회의 등이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다. 그는 "내부적으로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외채 건전성도 2008년 보다 개선돼 있는 상황이어서 급등 위험을 낮춰주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당분간은 1100원대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 환율은 1090원으로 현수준에서 하락 안정을 예상하는데, 선진국 통화 정책 완화에 따라 원화 강세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 내년 1분기까지 원화 강세 흐름은 되찾을 것이라는 평가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올해 내 1100~1200원 사이의 움직임을 보이다 연말 이후 1100원을 하향돌파 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증권사는 "과거 환율이 급등했던 사례를 살펴보면, 1997~1998년 IMF 구제금융 당시 저점대비 상승분은 1000원, 2002년 카드사태 당시 230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700원, 지난해 그리스 위기 당시 200원이었다"며 "경상수지 수준 및 이슈의 동질성 등을 고려할 때 2002년이나 지난해와 가장 유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저점(1050원)대비 150~200원 가량의 상승이 가능해 보이며, 이를 통해보면 고점은 1200원 수준으로 나온다는 평가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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