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액 샌출해보니
이재용 사장 주식평가액 1조9637억원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삼성에버랜드 주식의 대량매매(블록세일)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삼성카드가 조만간 골드만삭스 및 JP모간과 주관사 계약을 맺고 에버랜드 지분 51만여주(20.64%)에 대한 매각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앞서 장학재단도 동양종금을 매각 주관사로 선임하고 연말까지 에버랜드 지분(4.25%)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IB업계에선 에버랜드 주식이 얼마에 팔릴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자고 있다.
에버랜드가 비상장사이다 보니 그동안 시가 측정을 할 수 없었다. 지난 6월 장학재단이 매각주관사로 동양종금증권을 선정한 이후 3개월이 넘게 밸류에이션 작업을 진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매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보유중인 64만1000주(25.64%)의 에버랜드 주식가치를 취득원가와 함께 장부금액으로 재평가해왔다.
지난 8월 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카드가 산정한 에버랜드 장부가는 1조3733억8227만6000원(64만1000주)이다. 1주당 약 214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장부가액인 1조3657억611만원이었다.
하지만 IB업계에선 삼성카드의 장부가는 그야말로 회계처리를 위한 가격에 그친다는 평가다. 에버랜드가 국내 재계 1위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배회사라는 경영권 프리미엄과 3.3㎡당 15만3000원(장부가)으로 산정된 1400만㎡ 규모의 막대한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매각 가치는 장부가액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보유토지일부가 유원지와 골프장, 미술관 등으로 사용 중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임야로 잡혀 있다. 따라서 비영업용 토지의 가치 평가여부에 따라서 이를 반영해 산출한 주식가치도 달라질 수 있다. 한마디로 변수가 많다는 얘기다.
IB업계에선 삼성카드가 에버랜드지분 매각으로 대략 많게는 2조원에서 적게는 1조8000억원선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분을 대량으로 기관투자가들에게 매각하는 블록세일이란 점을 감안해 10%할인율을 적용한 수치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유 토지를 토지 등 3.3㎡ 당 70만원으로 가정하고 지난해 순이익의 15%정도 순증할 것으로 전망해 따져보면 주당가치는 313만 원 선이 된다”고 밝혔다.
업계의 평가대로 에버랜드 지분 매각이 이뤄질 경우 최대주주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일가의 지분평가액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분 3.72%를 보유한 이건희 회장 외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카드(25.64%)에 이어 이 회사의 지분 25.10%를 보유한 2대주주이기 때문이다.
1주당가치인 313만원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이 회장 일가 가운데 가장 지분을 많이 보유한 이재용 사장의 지분 평가액은 1조9637억3070만원으로 2조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숫자가 나온다. 여기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의 지분 각각 20만9129주(8.37%)를 포함하면 이 회장 일가 지분평가액 총액은 3조5641억8108만원에 달하게 된다.
이재용 사장은 지난 96년 에버랜드가 발행한 사모전환사채(CB)를 통해 현 지분을 주당 7700원에 취득했다. 단순계산으로도 16년 만에 400배 넘는 비상장사 지분차익을 거둬들이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이 사장이 에버랜드 주식을 팔아 막대한 시세차익을 실현하는 일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재용 사장의 삼성에버랜드 보유지분은 삼성생명 , 삼성전자, 삼성카드 등 그룹의 지배구조의 순환출자 구조에 정점에 있는 만큼 지분평가액 증감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용 사장은 에버랜드 외에도 △삼성SDS 8.81% 636만4457주 △삼성네트웍스 7.64% 793만1742주 △서울통신기술 46.04% 506만6690주 △가치네트 36.69% 140만주 등의 삼성계열 비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규성 기자 bobo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