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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평가는 입사 후에도 멈추지 않는다. 역량 평가, 성과 평가, 다면평가 등 다양한 사내 평가들이 직장인들을 기다린다. 회사별로 다르지만 최소한 매년 한 번은 평가의 대상이 돼야 한다.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업무 성과가 검증 대상이다. 결과는 어김없이 개개인들에게 전해진다. 일종의 피드백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인 스티븐 코비는 15만 건에 이르는 다면평가를 실시했다.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여러 설문 문항들 중에 '방어적이지 않고 부정적 피드백을 받아들인다'와 '개선될 수 있는 방법으로 피드백을 추구한다'라는 문항의 경우, 동료 평가 결과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자기 자신은 이 문항을 다른 문항에 비해 매우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기 자신은 피드백을 잘 받아들인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피드백의 수용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자아(ego)가 위협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심리적인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가 작동한다고 한다. 이때 방어기제가 부적절하게 작동하게 되면, 피드백의 수용을 저해하는데 그치지 않고 부적응적인 행동을 유발하여 구성원들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피드백을 수용하는 데도 나름의 스킬이 필요하다는 소리다. 최근 발표된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참조해 피드백 수용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을 짚어보고, 피드백을 보다 현명하게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봤다.


◆피드백 가로막는 '방어기제'=피드백은 다양한 형태로 활용된다. 각종 평가는 물론, 팀 내 회의, 구성원 간 의사소통 등 속에서 피드백이 자연스럽게 교환되곤 한다. 피드백을 통해 구성원들은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키고 부족한 점을 개선할 수 있다. 조직의 입장에서는 구성원들의 성장을 통하여 성과 향상과 구성원들의 보다 생산적인 행동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피드백을 통해 기대했던 것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구성원들은 피드백을 두려워하거나, 잔소리로 여기기도 한다. 특히 상사나 부하, 동료 간에 피드백을 주고받는 일이 구성원들 사이에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전재권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피드백을 주고받지 않으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의 미라 교수는 "비록 피드백을 받아들이기가 불편하더라도 항상 피드백을 구하고 주의 깊게 경청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직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리학자들은 피드백 수용이 어려운 이유로 '방어기제'를 꼽는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자신은 다른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낫다고 생각하는 평균 이상 효과(better-than-average effect)다. 그러나 피드백으로 인해 자신이 바라보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 실수하고 실패하는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특히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는 분노, 슬픔, 억울함, 부끄러움과 같이 부정적인 감정이 뒤이어 발생하게 마련이다. 이런 피드백의 부정적 효과로부터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기제가 작동하는 것이다.


◆방어기제 유형 파악하기=피드백을 건설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이 피드백에 대하여 어떠한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인식하는 것이다 방어기제 이론에 따르면 다양한 상황에서 작동하는 여러 가지 방어기제들이 있다. 방어기제들은 한 가지 유형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도 있고, 여러 유형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게 '부정'이다. 피드백으로 인한 부정적인 감정을 상대방에게 직접 표출하는 유형이다. 이런 유형의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피드백을 인정하거나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도리어 피드백을 제공한 상대방의 생각이 잘못됐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상대방이 자신을 시기하고 있어서 그런 말을 한 것이다', '자신을 고의적으로 폄하하려고 한다', '뭔가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다'는 등 상대방의 의도를 의심하기도 한다.


또 다른 유형으론 '회피'가 있다. 회피 유형의 경우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태도로 문제 상황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행동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문제를 자꾸 덮어두려고 하거나 해결을 미루려고 하는 식이다. 혹은 피드백 자체가 아예 없었던 일인 듯이 행동하기도 한다. 이런 태도로는 일시적으로 상황을 모면할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문제 요소가 누적돼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십상이다. 전 연구원은 "문제 해결이 지연되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믿음을 상실해 자신감이 저하될 수도 있다. 본인 스스로 더욱 유의해야 하는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밖에도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그럴 수 밖에 없어"라고 말하는 '합리화', "다 집어치워!" 식의 '행동화' 등의 방어기제들이 있다.


◆피드백으로 자신의 역량 향상시켜야=방어기제를 파악했다면 피드백을 받는 바람직한 방법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 우선 피드백에 따른 감정을 직시한다. 올바른 피드백의 수용은 피드백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인식과 수용에서 시작한다. 부정적인 감정은 심리적인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따라서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지 말고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내가 이런 피드백을 받아서 억울함을 느끼고 있구나',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실수하는 모습을 보인 거 같아서 창피하고 부끄럽구나'라는 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직시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이 정돈된 이후에는 자기 자신을 객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기 객관화란 자기 자신을 제3자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말한다. 감정이 진정된 상태에서 자신에 대한 피드백을 검토하여,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어떤 행동을 기대하는지, 부족하거나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피드백의 내용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피드백을 함께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자신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이은아 커리어케어 과장은 "피드백을 받아들여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피드백을 어떤 방식으로 방어하고 있는지 인식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피드백을 보다 건설적으로 수용하는 노력을 지속한다면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키고 다른 구성원들과의 관계도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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