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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에 입도선매, 초단기 월세족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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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철현·박충훈 기자] #분당신도시에 사는 박현숙씨는 오는 11월 전세 만료를 앞두고 새로 이사할 집을 찾고 있다. 박씨는 처음엔 따로 시간 내서 돌아다니기가 어려워 인터넷 포털이나 부동산 정보업체가 제공하는 전세 매물 정보를 찾아봤다.


그러나 매물을 보고 전화를 걸자 이미 계약이 만료됐다는 답변만 들었다. 몇 군데 더 전화를 해봐도 인터넷에 거래 중이라고 해서 올라와 있는 매물들은 모두 다 나가고 없었다.

박씨는 "인터넷에서 매물 찾는 게 훨씬 빠르고 신뢰성 있다고 봤는데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동네 부동산 중개업소 몇 군데에 전화를 걸어 매물이 나오면 바로 전화를 해 줄 것을 부탁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셋값이 갖가지 ‘전세 백태’를 양산하고 있다.

가을철 전세대란을 앞두고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면서 온라인 부동산매물 정보가 전혀 힘을 못쓰는가 하면, 전셋집을 미리 구하려는 이른바 '전세 선점족'과 '입도선매' 사례도 늘고 있다.


2~3개월짜리 월세 계약을 맺은 뒤 임시로 머물면서 마땅한 전셋집을 찾으려는 '초단기 월세족'도 적지 않다.


온라인에서 전세 매물을 보고 중개업소에 전화해보면 이미 거래가 완료된 경우가 다반사다. 전세 물량이 워낙 부족해 매물이 나오기 무섭게 곧바로 계약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로 기자가 최근 아파트 전셋값이 폭등하고 있는 대치동 일대 매물이 올려진 온라인 정보를 보고 현지 중개업소에 전화해보니 "이미 계약된 물건"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세입자들이 기를 쓰고 달려들다보니 전세 거래 속도를 인터넷 온라인 매물 현황 업데이트 속도가 따라잡지 못한다"며 "요즘 같은 전세난 때에는 온라인 매물 정보는 단순히 시세를 참고하기 위한 용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셋집을 미리 구하려는 이른바 '전세 선점족'도 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내년 봄께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들로, 입주 6~7개월을 앞두고 미리 계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내년 3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김모(31)씨는 최근 고양시 원당동의 한 아파트(82㎡) 계약을 마치고, 오는 12월 잔금을 치른 뒤 입주하기로 했다. 김씨가 서둘러 전셋집을 물색한 것은 전세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에 현 시세보다 조금 비싼 가격에라도 전세를 미리 잡아두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다.


전세 '입도선매' 사례도 적지 않다.


신규 아파트 전세는 입주가 임박하거나 입주 후 계약이 이뤄지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요즘은 사정이 조금 다른 것 같다.


특히 도심과 가깝고 교통 여건이 좋은 아파트의 경우 입주 몇 개월 전부터 전세 수요가 따라붙는다. 경관이 좋은 아파트도 입주 전부터 전세문의가 잇따른다.


내년 2월 입주 예정인 광교신도시 S아파트(629가구)는 요즘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도 오름세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통상 입주 초기에는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값이 상대적으로 싼 데 이곳은 이미 아파트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가 많아 입주가 6개월이 더 남았는데도 전세 물건을 구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보니 선금을 맡기고 전세집이 나오기만을 무작정 기다리는 세입자들도 늘고 있다. 잠실동 S공인 관계자는 "전셋집 구하기에 지친 수요자들 중에는 중개업소에 수백만원의 선금을 맡겨놓고 전셋집을 기다리기로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전셋집을 보기도 전에 잡는 '묻지마 계약' 사례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전세에서 월세 혹은 전세와 월세가 섞인 ‘반전세’로의 전환 사례도 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영등포역과 당산역 일대 중개업소들에는 '보증금 5000만원+월세 100만원', '보증금 1억원+월세 50만원'이라고 적힌 전단이 즐비하다.


서울 당산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올해로 12년째 이곳에서 영업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집주인들이 전세를 거둬들이고 반전세 놓는 경우가 많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 사상구에 사는 세입자 김모씨는 "최근 전세 계약 만료일이 다가왔는 데도 집주인이 아무 말 없어 계약이 자동 연장된 줄 알고 좋아했는데 알고보니 집이 월세로 전환됐더라"며 "집주인이 월세로 집세를 내던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이사 가라고 해 난감하다"고 말했다.


셋집도 빨리 구하고 전세 비용도 한푼이라도 아낄 요량으로 전·월세 계약을 온라인으로 직거래하는 사례가 늘면서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전세 물건이 품귀현상을 빚자 세입자들이 조바심으로 직거래 사이트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직거래할 경우 전세금 문제를 둘러싼 분쟁도 많고 사기 피해도 속출하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3개월의 초단기 월세계약을 하고 임시로 머물며 마땅한 전셋집을 알아보려는 '초단기 월세족'도 늘고 있다. 치솟는 전셋값에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비수기를 겨냥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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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삼동 H공인 관계자는 "예전에는 관광객이나 지방에서 장기 출장온 사람들이 2~4개월짜리 월세 고객이었는데, 요즘에는 전셋집을 알아볼 때까지 머무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조철현·박충훈 기자 choc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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