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신차보다 더 비싼 중고차가 시장에서 매매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기아자동차의 K5와 올 뉴 모닝이 대표적으로 출시 직후 매물로 나온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넘어섰다. 수요는 넘치는 반면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데 따른 '가격 역전' 현상이다.
7일 중고차 전문 업체 카즈에 따르면 2011년식 올 뉴 모닝(럭셔리ㆍ자동변속기 기준)의 중고차 시세는 1300만원선으로 신차보다 60~70만원 비싸다. 올 뉴 모닝의 잔존가치는 신차의 105% 수준이다.
중고차 잔존가치가 100%를 넘어선 경우는 올 뉴 모닝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기아차 최고 인기 세단인 K5의 중고차 값이 한 때 신차보다 190만원 높았던 적이 있었다. 앞서 구형 모닝도 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중고차 가격이 반등했던 경험이 있다.
'중고차>신차' 가격의 역전은 크게 3가지 배경에서 기인한다고 중고차 전문가들은 말한다. ▲고유가로 인한 경차 수요 급증 ▲1~3개월에 달하는 출고 대기 기간 ▲편의 사양(옵션) 추가에 따른 가격 상승 등이다.
일례로 올 뉴 모닝에 썬루프(35만원)와 내비게이션(90만원), 여성 선호 사양인 스위트(40만원) 등 옵션을 더 하면 기본 차 값(1235만원)보다 최대 220만원가량 높아진다. 풀 옵션의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올 땐 신차보다 비쌀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올 뉴 모닝의 경우 고유가로 인해 수요가 늘면서 1개월 이상 소요되는 출고 대기 기간도 가격을 역전시킨 또 다른 원인이다.
지난해 신차보다 190만원 비싼 가격으로 판매됐던 K5는 올 들어서도 2% 안팎의 감가에 그쳐 중고차 시장 인기 모델로 자리 잡았다. K5는 출시 후 1년이 지났음에도 신차를 구매한 뒤 차량을 인도 받기까지 2개월여가 소요되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해서다. 현재 2011년식 K5 중고차는 256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동급 차량이 평균 5~7% 감가된 것에 비하면 높은 몸값이다.
카즈 관계자는 "신차급 중고차의 시세는 신차 인기도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특히 출고 대기 기간이 1~2개월 소요되는 인기 신차일수록 구입 후 바로 탈 수 있다는 중고차의 장점이 가격 강세를 부추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가의 편의 사양이 추가된 차량을 기본 사양의 차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면서 "다만 중고차의 경우 신차와 달리 할부율이 높아 현금 구입 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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