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고차가 이라크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0일 코트라 바그다드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에 따르면 이라크 치안이 과거에 비해 현격히 개선되면서 자동차 수입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치안이 불안할 때 새차나 고급 자동차는 납치·테러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일부러 허름한 차를 타고다니던 돈 있는 사람들이 값비싼 차를 구입하고, 일반인들도 부족한 대중교통수단의 대안으로 중고차를 구매하기 때문.
덕분에 이라크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산 차량 수입도 늘고 있다.
화물자동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의 대(對)이라크 수출액은 2007년 780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7800만달러로 127% 늘었다. 이 수치는 직수출 통계로, 인근국 우회수출까지 감안하면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일반인들을 중심으로 중고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그동안 현지 정부의 수입 중고차 연식 제한 등으로 침체됐던 중고차 시장도 다시 확대되고 있다.
중고차 중에서도 이라크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차량은 한국산이었으며 일본산, 프랑스산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대이라크 중고차 수출 물량도 2007년 437대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1644대로 대폭 늘었다.
한국산 차량 가운데서도 현대차의 스타렉스(Starex), 아반떼(Avante), 투싼(Tucson), 소나타(Sonata) 등이 인기가 많았다.
기아차 중에서는 스포티지(Sportage), 옵티마(Optima), 소렌터(Sorento), 스펙트라(Spectra) 등에 대한 수요가 높다.
무더운 여름철을 이겨내기 위해 에어컨 설비가 좋은 2000cc급 이상의 수요가 높고 선호색상은 화이트(White), 실버(Silver), 마룬(Maroon)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라크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산 중고차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독일 등 유럽산 차량에 비해 고장이 나도 고치기 쉽고 수리비가 쌀 뿐만 아니라 부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김유정 바그다드KBC 센터장은 "최근 바그다드 공항 이용할 때마다 공항택시를 유심히 살펴본 결과 10대 중 8대는 한국산 현대 그랜저XG였다" 면서 "택시기사에게 물어봤더니 이 차량이 값도 저렴하고 짐도 많이 실을 수 있어 이 모델을 선호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고차의 경우 비록 연식제한으로 수출이 까다로워졌다고 하지만 현지 선호 모델 위주로 집중 공략하면 현재의 분위기를 십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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