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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헬기까지 동원..격세지감 분양현장

시계아이콘01분 03초 소요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격세지감(隔世之感)'. 이는 시간이 오래 지나지 않았지만 아주 딴 세상처럼 여겨진다는 의미죠. 고려 말, 조선 초의 성리학자인 길재가 고려가 멸망한 뒤 송도(개성)를 돌아보면서 산천의 모습은 그대로인데 세상이 예전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며 지은 시조에 이같은 격세지감이 잘 표현돼 있습니다.


요즘 들어서는 아파트 한 채라도 더 팔아보겠다며 이벤트 전쟁을 벌이는 건설사들을 보면 격세지감이란 말이 절로 떠오릅니다.

서해종합건설은 신동백지구 내 분양하는 '용인新동백서해그랑블2차' 모델하우스 개관에 맞춰 헬리콥터 서비스란 마케팅을 준비했습니다. 청약당첨 후 정시계약 첫 날 계약을 한 고객 중 1가구를 추첨해 용인시 일대와 내 집 조망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랍니다.


건강검진 서비스를 이벤트로 내 건 곳도 있습니다. 바로 동부건설입니다. 이 회사는 흑석뉴타운 내 공급되는 '동부센트레빌Ⅱ' 9월 계약자와 배우자를 대상으로 중앙대학교 병원서 건강검진을 무료로 해 줄 예정입니다. 열악한 다른 뉴타운 지역과는 달리 흑석뉴타운은 종합병원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곳이란 점을 차별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이벤트라고 합니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황금을 내세운 마케팅도 등장했습니다. 주상복합인 '센트레빌아스테리움 용산'은 9월 계약자 모두에게 금 5돈 상당의 황금열쇠를 선물로 줍니다. 지난 5월 포스코건설도 '서울숲 더샵' 첫 날 계약자에게 순금 10돈으로 만든 황금열쇠를 경품으로 나눠준 적 있습니다.


이밖에 울산 태화강변에 위치한 '울산롯데캐슬스카이' 모델하우스에서는 9월 계약자에게 울산사랑환경콘서트 VIP티켓을 4매씩 제공하고 있습니다. 감성을 자극해 계약률을 끌어올리겠는 일종의 감성마케팅인 셈이죠.


2~3년전만해도 좀처럼 접할 수 없었던 이색 마케팅이 이처럼 쏟아지고 있는 것은 수도권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올 가을 분양물량이 급증한 탓입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10월 분양을 앞둔 물량은 전국적으로 9만4630채로, 7∼8월(4만2033채)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수도권 분양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분양 물량만 늘어나다 보니 미분양에 대한 두려움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가뜩이나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건설사들에겐 미분양이 곧 자금압박으로 이어집니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 고가 경품이나 이색 이벤트를 펼치는 분양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건설사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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