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재계 총수들을 만나 오랜만에 환한 웃음꽃을 피웠다.
이 대통령은 3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공생발전을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 앞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30대 그룹 총수들과 환담을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먼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딸이 결혼한다면서요.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현 회장의 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는 내달 3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현 회장은 "네,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대통령은 자리를 함께 한 그룹 총수들에게 "차 한 잔씩 들어요"라고 권한 후, "조(양호) 회장 어디 있어요? 동계올림픽 유치한다고 고생했어요"라고 격려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기업들이 후원금을 많이 내서 도움이 됐습니다. 삼성이 많이 냈습니다"라며 이건희 회장을 바라봤다.
이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은) IOC 위원이니까 당연히 많이 내야죠"라고 농담을 하자,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어 "재계가 합심해서 많이 도왔습니다"라며 동계올림픽 유치에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재계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오늘) 햇빛이 나니 정말 반갑습니다. 지난 7, 8월 두 달 동안 비가 너무 많이 내렸습니다"라며 "과일, 야채가 걱정입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금년 벼농사도 9월 한 달에 달렸다고 합니다. 일조량이 좋으면 평작 수준을 유지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평년보다 (수확량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태풍이 온다는데"라고 걱정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이 "한국은 9월에 태풍이 많습니다"라고 거들자, 이 대통령은 "8월 한 달에 1년 내릴 비의 반이 왔으니. 과일 값이 올라 많이 먹지도 못하고 야채도 그렇고, (추석을 맞아) 수요는 많아지고"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이야기로 화두를 바꿨다.
이 대통령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갔다 왔습니다. 구본무 회장께서 (카자흐스탄에서 대규모 사업계약을 체결하는) 큰 일을 하셨습니다. 밥 한번 사야 해요"라고 축하인사를 건넸고, 구 회장은 "대통령님이 아니었으면 불가능 했을 것입니다"라고 공을 이 대통령에게 돌렸다.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대단합니다. 사방에, 여기 저기 다녀보면 남미도 많이 진출했고, 아프리카는 좀 더 진출을 늘려야겠어요. STX가 아프리카에서 사업하시죠"라고 강덕수 STX 회장에게 물었다.
강 회장은 "가나에서 (주택건설) 사업을 합니다. 3대7로 합작을 하기로 했는데 50% 이상을 (가나측에서)요구해서 조율 중입니다"라고 최근 상황을 말했다.
이 대통령은 "콩고에서는 포스코가 사업하죠"라고 질문했고,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사업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강 회장은 "중국은 콩고에서 원목을 수입합니다. 굉장히 좋은 원목입니다"라고 거들었다.
손 회장은 "콩고에서 대통령 환영 인파가 엄청 많았다"고 치켜세웠고, 이 대통령은 "구경거리가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많더라고요"라며 농담으로 받아쳤다.
조영주 기자 yjc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