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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없는 애플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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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애플교 교주' 스티브 잡스 가 24일(현지시간) 애플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그는 서한을 통해 자신은 애플의 CEO로서 책무와 기대를 더 이상 충족시키지 못 하는 날이 오면 물러나겠다고 항상 말해왔다며 불행히도 그 날이 왔다고 말했다.


뉴욕시장 장 마감후 애플 주가가 급락하는 등 시장은 '씨(잡스) 없는 사과(애플)'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잡스가 이사회 의장으로 남겠다고 밝혔고 그가 후임으로 지목한 팀 쿡은 과거 잡스가 병가를 내고 애플을 떠나있을 때 애플을 잘 이끌었다. 이에 시장관계자들은 잡스의 퇴진이 애플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잡스가 남긴 족적이 워낙 큰 만큼 이후 애플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대해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자자들, 잡스 없는 애플을 우려=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벤 라이츠 애널리스트는 쿡이 애플을 잘 이끌 것이라고 인정했지만 "스티브 잡스가 대체가능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투자자들도 잡스를 대체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잡스가 물러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뒤 24일 애플의 주가는 뉴욕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5.07% 급락했다. 앞서 정규장 거래에서는 0.69% 올랐었다.

그만큼 잡스가 애플에 끼친 영향이 막대했기 때문이다. 1997년 애플에 복귀한 후 잡스는 그야말로 신화를 써내려 갔다. 맥북,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통해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일을 현실 속에서 구현하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샌프란시스코 클로니얼이 잡스가 복귀할 것이라는 뉴스를 내보낸 1997년 7월29일 이후 애플 주가는 9020%나 폭등했다. 시가총액은 20억8000만달러에서 3487억달러로 증가해 최근 엑슨모빌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발앤케이너의 매트 매코믹 펀드 매니저는 "애플의 운명은 스티브 잡스와 함께 규정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잡스가 있을 때 애플 주가는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지만 이제 쿡이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확신을 심어줄 때까지 주가는 맥이 풀린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애플의 끝은 아니지만 하나의 장(章)이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디자인 회사 뉴딜디자인의 가디 아미트 설립자는 "잡스가 다른 이들과 차별화되는 본질적 이유는 끈기와 완벽에 대한 추구"였다며 "그는 옳다고 생각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산이라도 옮기려 했다"고 말했다.


◆쿡도 잡스만큼 완벽주의자= 하지만 완벽주의자인 잡스가 후계자로 지목한 쿡 역시 녹록한 인물은 아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들 둘은 세부사항에까지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군림하는 스타일이다.


애플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했던 마이크 제인스는 "잡스와 쿡이 스타일은 달랐지만 열정적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동일했다"고 말했다. 제인스는 판매 실적과 관련해 장시간 회의를 할 때 쿡이 커피와 초코바만으로 식사를 때웠다며 "잡스와 쿡 둘 모두 완벽주의자"라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2000년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나만큼 많이 아는 사람을 찾지 못해 9개월간을 그 일을 하다가 마침내 발견한 사람이 짐 쿡"이라면서 "그가 입사한 뒤 우리는 개인용 컴퓨터 사업의 공급라인을 근본적으로 변혁시켰다"고 말했다.


쿡도 2008년 오번 대학교에서 1998년 애플에 합류한 것은 그의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애플에 합류한 덕분에 지난 12년간 진정 의미있는 작업들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쿡을 인정했던 잡스는 2004년 이후 세 차례 병가를 낼 때마다 뒷일을 쿡에게 맡겼다. 짐 쿡은 스티브 잡스가 간 이식 수술을 위해 6개월간 병가를 떠난 지난 2004년 직무대행을 맡았고 그 기간에 애플의 주가는 70%나 상승했다. 때문에 대다수 시장 관계자들은 쿡이 잡스의 빈 자리를 잘 메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쿡의 통찰력= 크로스 리서치의 새논 크로스 애널리스트는 "잡스가 애플의 혁신과 성공을 주도해왔지만 투자자들은 쿡에 대해서도 매우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며 "잡스를 대신해 CEO를 맡으면서 쿡은 애플이 계속해서 뛰어난 성과를 보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BGC 파이낸셜의 콜린 질리스 애널리스트는 애플 주가가 장 마감 후 하락한 것과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공포에 빠지지 말고 평정심을 유지하라고 말하고 싶다"며 "잡스는 회장이 될 것이고 이제 쿡이 CEO"라고 말했다.


다만 쿡이 잡스만큼의 혜안과 통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사실 잡스가 다른 CEO들과 차별화될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한발 앞서가는 통찰력으로 그가 다른 이들이 범접할 수 없는 독창성과 창조력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쿡이 제조, 판매, 고객 서비스 등에서 숙달된 능력을 보여줬지만 제품에 대한 통찰력을 아직 보여주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특히 쿡이 안드로이드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강력한 도전자로 부각되고 있는 구글과의 경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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