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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토크 ⑧ 사람은 떠나도 패션은 남는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2초

[아시아경제 박지선 기자]


정치인의 패션은 국가 경쟁력이자 외교적 홍보 수단

스타일 토크 ⑧ 사람은 떠나도 패션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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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소녀시대 멤버들이 청와대를 방문해 퍼스트레이디와 기념촬영한 사진을 봤다.

‘왜 갔을까’만큼 ‘무얼 입었는가’에 관심이 갔다. 화려한 무대의상을 벗은 연예인도, 이들을 맞이한 청와대 안주인도 모두 편안한 차림새였다.



유명인을 활용한 스타마케팅이 패션 산업에서 막강한 위력을 지닌 것처럼 전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퍼스트레이디의 패션은 매순간 관심의 대상이다. 때로 정치인의 패션은 국가 경쟁력이자 외교적 홍보 수단이 될 때도 있다. 패션에는 문화와 가치관, 품격과 개성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인과 패션의 사이가 꽤 멀다. 고가 시계나 유행하는 백을 들기라도 하면 비난이 쏟아진다. 정치인이 옷이나 액세서리에 관심을 갖는 것은 부적절한 행위처럼 인식되는 것같다.

2년 전, 나경원 의원이 패션 잡지와 촬영한 사진이 공개되자 ‘비싼 옷이나 걸치는 한심한 여자가 무슨 정치를 하느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정치인이나 유명인들이 명품 의상(로고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 필수)을 입으면서도 국내 브랜드로 둔갑시키는 경우는 허다하다. ‘고가, 명품’에 심한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아니다. 그렇지만 가끔은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링으로 멋 부리는 정치인을 기대하는 것은 철없는 얘기일까?



패션은 강력한 메시지다



스타일 토크 ⑧ 사람은 떠나도 패션은 남는다 역대 퍼스트레이디 가운데 최고의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재클린 케네디.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였던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는 역대 퍼스트레이디 가운데 옷 잘입는 최고의 인물로 기억된다.


재클린은 대학 시절 패션 잡지 <보그 (VOGUE)>의 인턴 사원으로 뽑힐만큼 패션을 즐겼다. 여성스러운 원피스, 진주 목걸이, 커다란 선글래스는 생전의 재클린이 좋아하던 스타일. ‘재키 룩’이라 불리는 이 스타링일은 패션 교과서 역할을 한다.

1997년 사망한 영국 다이아나 황태자비의 패션도 늘 화제였다. 영국 패션을 부흥시켰다는 평을 받았고 만찬 파티에서 입은 드레스부터 구호활동 현장에서의 티셔츠 차림까지 모두 멋졌다. 옷보다 사람이 멋졌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생전의 다이아나는 패션 잡지와 화보 촬영을 진행했었다.

영원히 불가능한 일이지만 재클린과 다이아나를 초대해 ‘패션’을 주제로 대담하면 어떤 얘기들이 나올까, 상상만으로도 흥미롭다. 이쯤되면 ‘사람은 가도 패션은 남는다’ 얘기해도 될 것 같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무장관은 ‘브로치 외교’라는 용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액세서리를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협상이 잘 진행될 때는 풍선 모양. 날카롭게 쏘아붙일 말이 있을 때는 벌 모양, 북한을 방했을 때는 비둘기 모양 브로치를 선택해 패션 소품을 언어로 활용했다.

미셸 오바마 미국 퍼스트레이디의 패션도 취임 초부터 관심을 끌었다. 2009년 취임식과 취임식 만찬자리에서는 미국 디자이너 의상을 선택했고(당연한 일이지만!), 중저가 브랜드를 소품으로 활용하는 센스로 미국인의 호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스타일 토크 ⑧ 사람은 떠나도 패션은 남는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퍼스트 레이디 미셀 오바마

스타일 토크 ⑧ 사람은 떠나도 패션은 남는다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와 모델 출신 퍼스트레이디 카를라 부르니.



2007년 프랑스 퍼스트레이디가 된 모델 출신 카를라 브루니를 바라보는 프랑스 국민의 시선은 특별하다. 패션 종주국인 프랑스에서 비로소 미국의 재클린과 견줄 수 있는 패션 아이콘을 얻었다는 설레임, 미국의 미셸 오바바와의 패션 경쟁에서 승리할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패션은 강력한 무기이자 효과적인 프리젠테이션 도구다. 태국 왕비가 실크 의상을 선호하고 일본 왕실에서 진주 액세서리에 애착을 보이는 이유도 나름 속셈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은 한복이어야할까?


화룡점정같은 스타일링의 묘미가 그립다. 우리는 언제쯤 퍼스트레이디, 혹은 정치인의 패션 소장품 전시회를 볼 수 있을까? 세련된 옷매무새의 정치인을 기대하기에 우리는 급히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것일까?




박지선 기자 sun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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