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를 찾았다. 반 총장의 외교부 방문은 2008년 방한 이후 3년만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한국 국민들이 이제는 눈을 밖으로 돌리고 우리의 사랑과 재원을 못사는 나라와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 사무총장은 외교부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외국사람들은 저를 유엔사무총장보다 한국인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때로는 부담도 되지만 한국이 그만큼 글로벌화가 되어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국제지원에 대해 "소말리아에 500만불을 지원했을때 전직원을 대상으로 선전했다"면서 "여유가 있을때 보다 여유가 없을때 지원하는 것이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티 지진당시에는 한국의 지원액수가 너무적어 거듭 지원을 요청하자 10배 가까운 지원을 해줬다"면서 "이 액수를 일본대사에 보이고 일본도 지원을 더 해달라고 몇천만불이란 액수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해 "이 대통령이 나눔외교.자원외교를 제시한 것은 좋은 움직임"이라면서 "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반 총장은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 17층에서 김성환 외교장관과 면담한데 이어 2층 강당에서 외교부 직원 300여명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유엔 사무총장 취임 이후 외교부 직원들과의 대화를 한 것은 처음이다. 유엔 수장이자 외교관 '대선배'로서 후배들과의 적극적 스킨십에 나선 것이다.
반 총장은 "전직 외교장관으로서 6월21일 연임이 된 이후 처음 고국에 와 친정을 방문하니까 참 센티멘털(감상적)하고 두 배로 홈커밍(homecoming)하는 기분을 느낀다"면서 "눈시울이 뜨겁고 가슴이 뭉클하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반 총장은 먼저 1991년 유엔 가입시절을 회고했다. 반 총장은 "유엔에 가입한 지 20년이 됐다"면서 "사무관과 서기관 때 우리가 왜 유엔에 가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타당성을 담은 협조전(Aide de Memoir)을 유엔에 돌리고 전 재외공관에 보내 회원국들하고 교섭을 했는데, 계속 의제로 채택되지 않았던 적이 있다"고 술회했다.
반 총장은 "현재 유엔에서는 제가 하는 것 만큼 따라오는 사람이 없다"면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국제기구의 특성상 좀 해이한 면이 있고 각국에서 다른 배경을 갖고 오니까 우리가 봤을 때는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 총장은 "지난 60년간 윤리규정 조차 없고 재산공개 규정도 없었다"며 "전임 직원이 재산문제가 있어 언론에서 사퇴 압력을 받아도 끝까지 재산공개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저는 재산을 공개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반 사무총장은 13일 공식일정을 잡지 않은 반 총장은 14일 고향인 충북 음성 상당리 행치마을을 찾고 모교 충주고 학생들을 만난다. 이어 충북도가 마련한 환영 오찬간담회를 끝으로 방한 일정을 마무리한 뒤 이날 오후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반 총장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이후 9개월 만이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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