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재미없고 우울한가? 그렇다면 웹툰을 보라. 간만에 가슴 먹먹한 감동 스토리를 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웹툰을 보라. 하루 종일 집중해서 볼만한 장르물을 찾고 있나? 그렇다면 웹툰을 보라. 뇌를 비운 채 웃어보고 싶은가? 역시 웹툰을 보라.
월요일부터 웃고 싶다면, 웹툰이다. 이말년과 기안84까지 떠난 야후를 꿋꿋하게 지키는 마인드C는 <2차원 개그>와 < D.O.G >로 거의 모든 요일을 커버해준다. 2컷으로 이뤄진 <2차원 개그>는 그의 과거 걸작 <수행록>만큼 폭발적이진 않지만 피식 웃으며 다음 회를 계속 보게 만드는 중독성이 있다. <마음의 소리>와 <이말년 씨리즈>, <정열맨>이야 설명이 필요 없을 작품이지만, 다음의 새로운 에이스 이무기 작가의 <인생이 장난 2>도 그에 못지않은 ‘기승전병’의 구조를 보여준다. 하일권 작가의 <목욕의 신>은 작가 최초로 시도하는 코믹 장르로, 비록 초반이지만 하일권이 이 장르도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대작. 전체적으로 개그 만화의 빈도는 모든 포털에서 높은 편이고 전통의 강호들이 잔뜩 포진해 있다. 다만 다음의 <에이스 하이> 새 시즌이 빨리 나오기만 바랄 뿐.
개그 만화에 비해 액션 만화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그나마도 <노블레스>나 <정열맨>은 주인공과 적의 물리적 충돌이 많다는 것만 제외하면 과연 액션의 범주 안에 넣을 수 있을지 조금 의문이다. 그래도 <용비불패> 문정후 작가의 웹툰 데뷔작인 <팔라딘>이 무협 만화 팬들의 갈증을 조금 해소해줄 만하고, 아예 컷 만화 형식을 유지하는 현대 무협극 <브레이커 2> 역시 과거 출판 액션 만화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준다. 조금 아쉬운 건 ‘막장 액션의 끝’을 표방한 박용제 작가의 <갓 오브 하이스쿨>. 전작 <쎈놈>이 과거 <진짜 사나이>와 <짱>의 추억을 되살려줬던 것에 비해 <갓 오브 하이스쿨>은 코믹에 대한 욕심이 너무 과도한 건 아닌가 싶다.
1위 라이, 2위 이현, 3위 에더마스크. 아마 네이버 웹툰에 출연하는 남자 캐릭터 중 외모 순위를 꼽는다면 이 정도일 것 같다. 차례로 <노블레스>, <지상 최악의 소년>, <마술사>의 주인공인 이들은 각기 다른, 하지만 섬세한 그림체를 통해 형상화됐다. 각 작품의 여성 역시 미소녀로 그려지는 건 마찬가지. 특히 <지상 최악의 소년>에서 이현의 지구 정복 소망을 막기 위해 모인 12사도 중 여성 유닛은 따로 모여 걸그룹을 만들어도 될 정도로 예쁘면서도 개성이 뚜렷하다. 어두컴컴하고 툭하면 피를 보는 다음의 <마왕을 위한 동화>의 경우 샤방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생머리를 휘날리는 무명의 기사만큼은 출중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여성 캐릭터들도 예쁘지만 타이트한 복장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부분은 보기 조금 불편하다.
단 2회까지 나왔을 뿐이지만 강풀 작가가 그것도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 <조명가게>로 돌아왔다는 것은 웹툰계의 큰 뉴스다. 과거 <아파트>와 <타이밍>의 충격을 떠올려 보건대 ‘각 잡고 무서운 걸 만들어보겠다’는 그의 다짐은 참 미덥다. 포스트 강풀의 선두주자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는 세상에 대한 깊은 통찰까지 담겨 있는 현재 스토리텔링 웹툰의 ‘갑’. 이 두 작가만큼 유명한 이름은 아니지만 이종규/이윤균 팀의 <전설의 주먹>은 일독을 권해본다. 어린 시절 주먹깨나 쓰던 상처 입은 마초들이 현재를 어떻게 사는지, 그들이 과거에 저지른 과오가 어떻게 업이 되어 돌아오는지 무겁게 하지만 설득력 있게 그리는 작품이다. <사채꾼 우시지마>를 연상케 하는 인생 막장극 <바다이야기> 역시 인간의 탐욕을 리얼하게 그린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작품.
서나래 작가의 <낢이 사는 이야기>가 솔로 여성의 일상을 디테일하게 그린 일상툰이라면, 난다 작가의 <어쿠스틱 라이프>는 게임 덕후 남편과 사는 주부의 일상을 그린 일상툰이다. 서로 대체할 수 없는 이 두 작품은 일상툰 팬이라면 기본으로 챙겨봐야 할 웹툰들. 지인들의 사연을 모아 모아 만든 김양수 작가의 <생활의 참견> 역시 일상툰의 스테디셀러. 하필 <오무라이스 잼잼> 시즌 2가 최근 끝나 소개할 수 없어 아쉽지만 다행히도 그에 못지않은 식욕 자극 웹툰 <코알랄라> 시즌 4가 ‘열무김치 편’과 함께 그 빈자리를 채워준다. 조금씩 스토리텔링이 좋아지고 있는 <냥군의 서울 맛집> 역시 이들 두 웹툰의 뒤를 쫓고 있다. 여기서 일상툰이라 보기 어려운 <다이어터>와 <다욤이의 다이어트 다이어리>를 스케줄에 포함한 건 순전히 이 두 음식 웹툰 때문이다. 한밤 중 <코알랄라>를 보고 식욕의 노예가 되어버린다면 꼭 <다이어터>로 뇌 세척을 하길 바란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위근우 기자 eight@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