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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이청용으로 본 부상 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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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이청용으로 본 부상 악령 이청용[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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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기자가 된 뒤 가장 먼저 알게 된 뼈가 슬개골이다. 어느 농구 선수가 무릎 연골을 심하게 다쳐 더 이상 운동하기 어렵게 됐다는 기사를 쓰다 보니 무릎을 덮고 있는 슬개골과 관련한 설명을 하게 됐다. 그 다음은 쇄골이었다. 어느 프로야구 선수가 홈런성 타구를 따라가다 펜스와 부딪혀 빗장뼈가 부러졌다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의과대학교 본과 1학년 때 꼭 배우는 내용이 있다. 골학이다. 말 그대로 뼈에 대해 공부한다. 의사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분야다. 학과 과정을 살펴보면 이는 쉽게 알 수 있다. 인체를 구성하는 206개 뼈 가운데 어느 뼈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을 것이다. 뼈는 인체를 지탱하는 버팀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스포츠 팬들을 놀라게 하는 뼈 부상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청용(볼턴)은 지난달 31일 새벽(한국시간) 웨일스 뉴포트카운티 뉴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포트카운티 AFC와 프리시즌 경기에서 2-1로 앞서던 전반 25분께 상대팀 미드필더 톰 밀러의 강한 태클에 걸려 오른쪽 정강이뼈가 2중으로 부러졌다.

재활 기간을 포함해 그라운드에 다시 서기까지 최소한 9개월이 걸린다고 하니 큰 부상이다. 뉴포트카운티 AFC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힐 정도로 이청용의 부상은 심각하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국내 프로 야구 KIA의 김상현이 넥센 투수 김상수의 투구를 맞고 왼쪽 광대뼈가 함몰돼 수술을 받았다. 김상현은 6주 뒤에나 훈련이 가능하다고 한다. 지난달 5일에는 같은 팀의 김선빈이 직선 타구에 얼굴을 맞아 오른쪽 코뼈 및 상악골 골절 수술을 받았다. 김선빈은 이달 중순께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이청용으로 본 부상 악령 KIA 김상현이 지난 29일 광주 넥센전에서 얼굴에 공을 맞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가고 있다. 사진제공=KIA타이거즈


운동선수의 부상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른다. 프로 야구 투수가 동네 목욕탕에서 미끄러져 던지는 손의 손가락이 부러져 몇 달 동안 마운드에 서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축구와 농구 등 몸과 몸이 부딪히는 종목에서 질이 나쁜 반칙 가운데 하나가 흔히 '엘보잉'으로 불리는 팔꿈치로의 상대 가격이다. 상대 선수를 자신의 등 위에 올려 놓고 돌리는 이른바 '프로펠러'도 악질적인 반칙이다. '엘보잉'을 명치 끝에 당하면 순간적으로 숨이 막히는 듯한 고통을 겪게 된다. '프로펠러'에 걸리면 허리 또는 골반을 크게 다친다.


신체 접촉이 없는 종목은 그래도 부상 발생 빈도가 떨어지는 편이지만 야구는 김상현과 김선빈의 경우처럼 투수가 던지는 빠른 공, 투구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타구 등이 부상의 요인이 된다.


경기장 시설이 부상의 원흉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인재(人災)다. 이제는 축구 팬들의 기억에서 거의 사라진 이재호는 안양공고 시절 초고교급 스트라이커로 주목 받았다. 고려대에 입학해 하루가 다르게 기량이 늘던 이재호는 1977년 봄철대학연맹전에서 건국대와 경기를 하다 머리를 크게 다쳐 선수 생활을 일찌감치 마감했다. 이재호는 코너킥을 다투다 조금 늦게 점프한 건국대 수비수의 머리에 턱을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경기장에 구급차는커녕 간호사도 없던 시절의 일이다.


그라운드에 떨어지며 받은 2차 충격이 더 컸다. 그도 그럴 것이 1960년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천연잔디 구장으로 조성한 효창구장은 그 무렵 맨땅 구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전국적으로 유일한 축구 전용 구장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거의 매일 하루에 서너 경기씩 벌어져 그라운드는 콘크리트에 가까울 정도로 딱딱했다.


[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이청용으로 본 부상 악령 5일 군산 월명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 2회초 KIA 유격수 김선빈이 넥센 알드리지의 강습타구에 얼굴을 맞고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다.(사진제공=KIA타이거즈)


안전 시설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경기장 시설은 흉기나 다름없다. 경기장 안전 시설 전문가는 "국내 야구장의 경우 선수 보호 시설이 본격적으로 설치되기 시작한 건 2000년대 들어서다. 이전에는 선수 보호 시설이라는 개념조차 없었다. 일부 구장의 경우 외야 담장에 스펀지를 넣은 천으로 보호 시설을 했지만 방수가 되지 않은 스펀지는 2년쯤 되면 경화 현상이 일어나 충격 방지 기능을 잃게 된다"고 설명한다.


앞서 얘기한 프로 야구 선수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주전 선수였던 양승관이다. 양승관은 펜스 플레이를 하다 시멘트에 신문지를 발라 놓은 것과 다름없는 담장에 부딪혀 빗장뼈가 부러진 이후 선수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스파이크를 신고 콘크리트 같은 딱딱한 바닥을 걸으면 뇌에 충격이 전해지기 때문에 일본 야구장의 경우 화장실로 가는 길은 물론 선수들의 모든 동선에 고무판을 깔아 놓는다고 한다.


운동선수와 부상은 숙명적인 관계다. 그러나 좀 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발생 빈도는 줄일 수 있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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