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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동계 올림픽 판 '88꿈나무'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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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이 2018년 제23회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남북 공동 개최 등 여러 가지 뒷얘기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빙상 종목에 쏠려 있는 종목을 설상 종목으로 확대하는 등 주최국답게 종목별로 고르게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일이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도 지난 10일 더반에서 귀국하면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당면 과제로 우수 선수의 육성을 가장 먼저 꼽았다. 이 문제에 대해 박 회장은 "우리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유치하고서 집중적으로 선수를 육성해 4위에 오른 경험이 있다"며 "마찬가지로 지금부터 모자란 부분을 메워 가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아마추어 스포츠의 본산으로 국가 대표 선수 발굴 및 육성의 총책임자이기도 한 박 회장은 "우리는 사실 빙상을 제외하면 아무 것도 없다고 볼 수도 있는데 설상 종목을 비롯한 다른 종목들을 시급히 육성해야 한다"며 "훈련을 어떻게 시키느냐에 따라 2018년의 결과가 달라진다고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의 말대로 우리나라가 그동안 동계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 23개와 은메달 14개, 동메달 8개는 모두 얼음판 위에서 나왔다. 얼음판 위에서 하는 종목 가운데서도 아이스하키는 아직 본선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세계 수준과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컬링도 마찬가지다. 눈 위에서 하는 종목은 메달은커녕 입상권도 멀게만 보인다.

여기서 잠시 박 회장도 언급한 1988년 서울 올림픽 무렵으로 돌아가 보자.


1981년 9월 30일 옛 서독의 바덴바덴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서울이 나고야를 52표-27표로 누르고 1988년 제24회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경기 단체들이었다. 특히 경기력에서 세계 수준에 뒤진 종목에는 비상이 걸렸다. 주최국으로 최소한 체면치레는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든 종목에 걸쳐 '88꿈나무' 발굴 사업이 벌어졌다.



"경기 단체별로 서울 올림픽에 대비한 유망주들을 뽑아 경기력 향상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당시 꿈나무들의 연령대를 보면 서울 올림픽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는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대회, 장기적으로는 서울 올림픽 이후까지 내다보고 있었다."


오진학 전 대한체육회 사무차장의 회고가 아니더라도 한국 스포츠는 서울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국의 동계 스포츠 발전은 물론 동계 스포츠에서 소외돼 있던 지역으로 동계 스포츠를 확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걸려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한국 스포츠는 30년 전과는 매우 다른 환경이다. 하계 종목에서는 숙원이었던 기초 종목의 올림픽 금메달(2008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 남자 400m 박태환)을 일궈 냈고 동계 종목은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이후 한 차례도 빼놓지 않고 금메달 행진을 하고 있다. 동, 하계 종목을 막론하고 여러 종목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다. 그러나 몇몇 종목에서는 여전히 세계 수준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모든 종목에서 다 잘할 수는 없다. 사실 한국만큼 여러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나라도 흔치 않다. 그러나 문제는 올림픽 같은 국제종합경기대를 개최할 때다. 개최국으로 어느 정도 성적은 거둬야 하기 때문이다.


캐나다 선수단은 지난해 밴쿠버 동계 올림픽 때 특별한 의지를 갖고 대회에 나섰다. 1976년 자국에서 개최한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금메달 없이 은메달 5개와 동메달 6개로 금메달 기준 종합 순위 27위의 창피한 성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의 한국(종합 19위)에도 뒤졌다.



단단히 각오를 하고 동계 올림픽에 나선 캐나다는 금메달 14개와 은메달 7개, 동메달 5개로 동계 스포츠의 강자 독일(금 10, 은 13, 동 7)과 미국(금 9, 은 15, 동 13)을 제치고 대회 출전 사상 처음으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메달 획득 종목도 다양했다. 빙상 종목에서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남녀 아이스하키, 아이스댄싱,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와 5000m 릴레이, 남자 컬링 등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설상 종목에서는 남자 모굴스키, 여자 스노보드 크로스, 남자 스노보드 대회전 등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썰매 종목인 봅슬레이 여자 2인승, 남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설상 종목인 스키점프와 바이애슬론 정도를 빼고 거의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했다. 캐나다가 워낙 동계 스포츠 강국이긴 하지만 개최국의 위상을 제대로 살린 성적이었다.


한국의 스포츠 꿈나무 육성 사업은 전국소년체육대회 창설 등 역사가 깊기 때문에 나름대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유망주 육성 사업의 주체가 대한체육회에서 체육인재육성재단으로 바뀐 정도의 변화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동계 올림픽 판 '88꿈나무'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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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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