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경북 성주 거주 장모(63,참외농사)씨는 지난 21일 자신을 은행직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으로부터 장씨의 이름으로 2억원의 부정대출이 발생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장씨는 '서초동 검찰청으로 이 사건을 넘겼으니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화를 끊었는데, 잠시후 검찰청 사건담당 검사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장씨의 금융거래를 확인해야 한다며 서초동 검찰청으로 내방하라고 말했다. 장씨가 "나는 대출을 받은 사실이 없고, 거리가 너무 멀어 갈 수 없다"고 하자, 검사는 금융조사 계좌로 피해자의 예금잔액을 모두 입금하라고 지시했다. 장씨는 결국 자신의 마이너스 통장에서 1100만원을 인출, 검사가 불러주는 계좌로 이체했다. 장씨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것이 일명 '보이스피싱'이라고 불리는 금융사기인 것을 알게 됐다.
장씨처럼 금융사기에 대해 잘 모르는 농어촌 지역의 노년층에게 접근, 돈을 갈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보이스피싱 피해사례가 급격히 증가한 가운데, 특히 최근 농?어촌 거주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이스피싱의 특징은 ▲피해자가 농·어촌 거주 노년층 ▲사기범이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잘 알고 있음 ▲공공기관 직원을 사칭 하는 점 등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행정안전부 및 금융회사와 공동으로 농어촌 노년층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일단 농어촌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피해사례 및 대응방안을 홍보하고, 금융사 영업장에도 피해사례 및 대응방안 포스터를 게시키로 했다.
또 금융회사 임직원과 청원경찰들로 하여금 수상한 고객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도록 지시할 방침이다. 특히 농어촌지역 거주 노년층의 거래은행이 주로 농협·수협, 국민은행 및 우체국인 점을 감안, 이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특히 강화할 계획이다.
금감원 측은 "최근 네이트?싸이월드 해킹으로 35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유출된 개인정보들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홍보 및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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