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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年4%' 난망… 7개월째 4%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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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7월 소비자물가가 1년 새 4.7% 급등했다. 지난 1월 이후 7개월째 4%대의 고공행진이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빼고 집계한 근원물가도 3.8%까지 올라 26개월 사이 최고치를 보였다. 이러다간 올려잡은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치(4.0%)도 지킬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상반기 평균 소비자 물가는 4.3%. 정부 목표치를 지키자면 하반기 평균 상승폭이 3.7%에 그쳐야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1일로 취임 한 달을 맞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물가관리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는 한 달 전보다 0.7%, 1년 전보다 4.7% 높았다. 소비자 물가는 지난 1월 4.1%에서 3월 4.7%까지 뛰었다 4월(4.2%)부터 상승폭을 줄이는 듯 했지만, 6월(4.4%) 이후 다시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더 걱정스러운 건 근원물가의 추세적 상승세다. 농산물과 석유류처럼 계절과 수급의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을 빼고 따진 근원물가가 1년 새 3.8% 올랐다. 2009년 5월(3.9%) 이후 26개월 사이 최고치다. 전월비 상승세도 9개월째 이어졌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흐름을 바꾸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전기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이 오른데다 가공식품과 외식비, 기름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여기에 지난달 26일부터 사흘 동안 쏟아진 비로 농산물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 주말 이후 다시 찾아온 폭우의 기세에 따라 물가 오름세엔 가속이 붙을 수 있다.

지난달 28일 현재 농림수산식품부 재해상황실에 보고된 농업 피해 면적은 760헥타르(ha)에 이른다. 대부분 경기도의 논과 시설채소 재배지들로 푸성귀 농가의 피해가 컸다. 축산 농가도 직격탄을 맞아 경기도에서만 2개 농가에서 11마리의 소가, 5개 농가에서 1450마리의 돼지가 폐사했다. 16개 농가에선 27만2750마리의 닭이 떼죽음을 당했다.


농축산업에 물폭탄이 떨어지자 밥상 물가는 무섭게 뛰는 중이다. 28일 가락동 도매시장에서는 상품(上品) 배 15kg 1박스가 8만3331원에 거래됐다. 하루 전(5만1875원)보다 60.6% 급등한 값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16.3% 폭등한 시세다. 얼갈이배추와 쑥갓, 열무 등 푸성귀 시세도 적게는 19.6%에서 많게는 90.2%까지 올랐다. 통계청은 "7월 전월비 물가 상승세의 42.4%가 채소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는 198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라고 설명했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도 "이달 물가 오름폭이 예상보다 컸던 건 비가 많이 와 농산물 가격이 뛰었기 때문"이라면서 "8월에도 7월 폭우의 영향으로 물가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고, 예년보다 추석이 이르다는 점도 정책적으로 대비해야 할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3분기에는 통상 같은 배추가 거래돼도 값이 비싼 고랭지 배추가 풀리는 등 전월비 물가 상승폭이 높은 편"이라며 "아직은 연간 물가 수준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4일 폭우에 따른 농산물 수급 문제 등을 점검하기 위해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 계획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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