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 주말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증액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전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0.75포인트(0.96%) 내린 2150.48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다음달 2일 전에는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부채한도 증액' 합의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완전히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점도 문제다.
불확실성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의 부채 한도 증액보다는 재정 적자 감축이 더 중요하다"며 "미국이 재정 적자를 앞으로 10년 동안 4조 달러 줄이는데 합의하지 못하면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반복 경고했다.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2분기 실적발표 경과는 괜찮은 편이다. 현재 S&P500 기업들을 기준으로 30% 정도(147곳)가 실적을 내놨는데, 이들 가운데 75%에 가까운 기업(110곳)이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실적 개선세가 향후 미국 경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S&P에서 집계하는 3~4분기 미국의 기업실적은 2분기보다 더욱 높은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이익의 증가는 설비투자 확대, 고용 개선, 근로소득 증가로 이어지면서 미국 경기의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 실업률과 미국 기업의 실적은 뚜렷한 역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어 기업실적의 꾸준한 증가가 경기회복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모습은 대조적이다. 절반이상의 기업들이 2분기 실적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 3~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도 함께 낮아지면서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그러나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까지 50여개 기업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걸로 2분기 어닝을 일반화시키기 힘들다"며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이익 추정치가 계속해서 낮아졌던 IT 쪽이 먼저 발표하면서 '2분기 한국기업 어닝쇼크' 분위기를 만들어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3~4분기의 실적전망 하향 역시 시가총액 비중이 큰 전기전자 업종의 영향을 크게 받았는데, 경기선행지수의 상승반전이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오히려 IT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상향될 가능성도 있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따라서 개별 섹터의 이익 추정치 변화를 잘 살피라는 조언이다. IT 하향조정의 그늘에 가려 눈에 잘 띄지 않았던 업종으로 대부분 '내수 업종'을 언급했다. 내수주는 비교적 안정적인 전망치를 바탕으로 상대적 강세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김승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상업서비스, 손해보험, 미디어·엔터, 은행, 음식료, 화장품, 생명보험 등 내수업종의 이익전망치는 상향 조정으로 차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3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 역시 눈여겨보라는 조언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 시즌을 지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차 3분기 실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기 실적발표 초기인 지금은 3분기 실적 호전주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 업종별로는 운수창고, 제약 업종 등을 추천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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