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영향 주가 급락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 노키아의 협력업체 KH바텍이 울상이다. 매출의 60%이상을 의존하는 노키아의 실적부진 탓에 KH바텍 주가가 지난 수개월간 큰 폭으로 떨어진 것. 상당폭의 주가조정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여전히 보수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노키아의 경쟁력에 근본적인 의문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노키아의 지난 2·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167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2분기 판매량 2030만대에 크게 뒤처진 수준으로 삼성전자에도 밀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피처폰을 포함한 휴대폰의 판매실적도 지난해 2분기보다 20% 감소한 8850만대에 그쳤다. 판매실적 악화에 따라 2분기 노키아는 3억6800만유로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불똥이 KH바텍으로 바로 튀었다. 노키아가 세계 1위 메이커로 승승장구할 당시만 해도 휴대폰 부품 대장주로 대접받던 KH바텍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가 됐다.
지난 4월 2만원을 넘던 주가는 25일 오전에는 1만2700원으로 떨어졌다. 증권사들의 평가도 줄줄이 낮춰지고 있다. 한화증권은 KH바텍의 목표가를 기존 2만3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절반이나 하향조정했다. 대우증권 역시 2만3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목표가를 30%가량 내려잡았다. 최대 매출처인 노키아의 공백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대우증권은 KH바텍의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 2분기 매출액이 67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8%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같은 기간 76.9% 줄어든 것으로 판단했다.
기관투자가들은 발길을 돌리고 있다. KH바텍의 지분 6.47%를 갖고 있던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4~5월 사이 33만7371주(2.11%)를 매각했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의 지분율은 올해 초 9.69%에서 4.93%로 떨어졌다. 연기금도 매도세에 가세했다. 국민연금공단은 2분기에 KH바텍의 주식 20만6112주(1.29%)를 팔았다.
박원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KH바텍은 2분기에 노키아 이외의 고객으로 판매확대를 위해 노력했지만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라며 “노키아의 하반기 실적과 글로벌시장 점유율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최근 주가 급락에도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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