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18일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정유사의 기름값 할인종료 이후 기름값의 가파른 상승과 관련, "유가 문제는 덜 내린만큼 덜 올려야 한다는 것이 기본원칙"이라면서 "주유소와 정유사가 서로 손가락질 하는 상황에서 준비가 되는대로 가격이 제일 높은 주유소 500곳을 샘플링(표본추출)해서 조사하겠다"고 했다. 최 장관은 "정유사와 주유소 누가 옳은지 따져보고 주유소 유통과정에서의 문제도 점검하겠다"면서 "유사석유제품에 대한 단속도 같이 하겠다"고 했다.
지경부가 재정부에 요구해온 원유 등의 관세인하 조치 등과 관련, 최 장관은 재정부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최 장관은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거시경제, 유가, 세계경제, 물가 등의 여러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요금체계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재편할지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지경부가 이달 발표예정인 전기요금 개편안은 물론 전기요금 인상 시기와 인상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최 장관은 대신 "인상이 문제가 아니라 체계를 합리화하겠다는 것이며 산업, 가정(요금) 등을 합리화하겠단 것"이라면서 "굉장히 불확실성이 많은 데 언제 어떻게 하겠다고 얘기하기는 힘들다. 이번에는 전기요금체계를 합리화하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이어 원가 이하의 판매구조인 전기요금을 올려야 할 필요성은 있지만 장기적인 계획(원가보전이 반영될 때까지)을 하기에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최 장관은 주택용 전기요금은 소비자의 행동유형을 보면서 합리적으로 하겠다고 했고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들여다보자, 개봉박두한 영화"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전기요금을 하반기 중 한 차례 가량 올리는 대신 가정용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안팎(3%후반∼4%대)에서 결정하고 산업용 요금은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올릴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전기요금 로드맵에는 전압별 요금체계와 산업용, 주택용, 농사용 등의 용도별 교차보조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기는 대신 현재 90.2%인 원가보상율을 100%까지 맞춰주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전기요금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내용은 담기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 장관은 환율하락으로 물가가 안정된다는 일부의 해석에 대해서는 순진무구한 생각이라고 했다. 최 장관은 "물가가 어려우니까 환율 내려서 물가 조절해야 한다는 얘기는 유통과정을 직시한다면 상당히 순진무구한 생각"이라며 "수입서부터 최종소비자까지 여러 명이 관여하는데 그 사람이 정직하게 환율 떨어진만큼 반영하겠는냐"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물가에 집중해서 환율정책하는 건 순진무구한 생각"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최 장관은 한국전력 사장 공모에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이 지원했으며 3명의 신청자 중 유력하다는 일각의 추측과 관련해서는 "(지원여부를) 확인해 줄 수없다.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라면서 "원칙은 가급적 민간인으로 한다고 밝혀왔다. 장관이 제청하는데 한명 뽑아서 하는게 아니라 순위를 내서 보낸다"고 했다.
최 장관은 관료 출신의 공공기관 전관예우와 관련해서는 "전관예우는 재판할 때 판결을 유리하게 해준다는 것인데 국민들끼리 보면 국민들의 형평, 정의가 훼손이지만 공무원이 산하기관 가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국민간 정의실현 훼손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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