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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 공무원들 "겁나서 근무 못해"‥이직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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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새 이직률 13.2%...일반 공무원 2배 이상...열악한 처우도 한 몫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1. 연평면 사무소 직원 A씨(행정9급)는 지난 2009년 12월 사표를 냈다. A씨는 공채에 합격한지 6개월도 안 된 신입 공무원이었지만, 11월10일 대청해전이 터져 서해 앞바다에서 우리 해군과 북한 해군이 총격전을 벌이고 사람이 죽어나가자 불안함에 사표를 던졌다. 짧게는 3주, 길게는 두 달 동안 집에 가지도 못하고 영화관 하나 없는 열악한 복무 환경과 처우도 불만이었다.


# 2. 연평면 사무소 B씨(36ㆍ기능직 10급)도 재직 6개월 만인 지난해 12월15일 지병을 이유로 휴직했다. 북한군의 포격 사태 이후 수습 과정에서 무리했기 때문이었지만, 언제 다시 비슷한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이처럼 최근 서해 5도 지역 공무원들이 남북한 군사적 충돌에 따른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그만두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천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 1년 여 사이에 연평도ㆍ백령도 등 서해 5도 지역 공무원 121명 중 16명이 그만뒀다. 이직률 13.2%로 일반 공무원들(5~6%)에 비해 두 배 이상이다. 가장 복무 환경이 열악하다는 사회복지직(10%) 보다도 높았다.

특히 이들 중 10명은 그만두면서 '군사적 불안 상황에 따른 심리적 갈등'을 이유로 들었다. 연령대로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은 공무원들이었지만, 대청해전ㆍ연평도 포격ㆍ천안함 사건 등에 따른 정신적 '트라우마'를 견디지 못해 결국 사표를 냈다는 것이다.


열악한 처우에 따른 위화감도 한 몫 했다. 실제 인천경제청 등 일부 인천시 직원들은 이들보다 근무환경이 훨씬 좋은데다 40만~90여 만원의 월 수당을 더 받는다. 반면 이들에겐 쥐꼬리만 한 수당(3만~6만원)만 주어진다.


옹진군 자치행정팀 관계자는 "이전에도 열악한 근무 환경에 이직률이 높았는데, 심리적 불안으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며 "결원을 채워야 하는 데, 누구를 보내야 할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는 최근 행정안전부에 수당 증액 등 서해 5도 공무원들에 대한 처우개선을 건의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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