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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3·1절 기념사에 세 단어를 지웠다..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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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연평도·사과 등 언급안해..'전제조건'보다 '대화'에 무게

MB, 3·1절 기념사에 세 단어를 지웠다..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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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양낙규 기자] "천안함 공격은 평화에 대한 여명을 저버리는 도발이었다. 더이상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지난해 8월 광복절 경축사)

"대화의 문도 아직 닫지 않았다. 북한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경제협력을 발전시킬 나갈 의지를 갖고 있다."(올 1월 신년특별연설)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같은 민족인 북한을 돕지 못할 이유가 없다."(3.1절 기념사)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메시지가 변했다. '전제조건을 단 대화'에서 '전제조건'보다는 '대화'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특히 이번 3.1절 기념사에서는 '천안함'과 '연평도'라는 단어가 빠졌다. 두루뭉술하게 '무력도발'이란 말을 선택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책임있는 행동'이라는 말로 북한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


올해 신년특별연설에서는 "연평도 도발 이전과 이후가 똑같을 수는 없다"고까지 언급하며, "민간인에게 포격을 가하고, 동족을 핵공격으로 위협하면서 민족과 평화를 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3.1절 기념사에서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한반도의 미래를 열어갈 적기"라고 강조하며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들이 충족돼야 하지만, 보다 전향적인 대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해달라"면서 "얼마전 북한의 대화 제의로 진행된 군사회담이 결렬됐음에도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8~9일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천안함 폭침에 대해 북측은 "특대형 모략극"이라며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 마련에 실패했다.


이 대통령의 대화 손짓에 대해 2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남북관계가 점점 경색돼 대결구도를 고착화 시켰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기초 금강산에서 우리 관광객이 피살되면서 금강산 관광은 지금까지도 중단된 상태다. 이어 장거리 미사일 발사, 2차 핵실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도발의 강도가 세지면서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교류가 끊겼다.


우리 정부는 북한을 고립시키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북한 역시 벼랑 끝 전술을 고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임기 2년을 남겨둔 상황에서 올해를 성과없이 넘긴다면 총선과 대선이 있는 내년에는 대화의 동력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한편으로는 북한의 추가 도발 억지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남북대화 접촉이 실패하고 한미연합훈련으로 인한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북한의 3월 도발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키 리졸브 및 독수리' 한미연합훈련을 '전쟁도발훈련'이라고 규정, "전쟁이 일어나면 핵(核) 참화만 일어날 것"이라고 엄포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조선반도에 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는 위험천만한 도발소동'이라는 제하의 글에서 "미국과 야합한 남조선 당국이 무분별한 군사적 도발로 조선반도에 또다시 극도의 긴장 상태가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북한의 주장은 한미훈련 때마다 반복된 것이지만, 북측의 제의로 시작한 대화가 결렬된 상황에서 더 이상 긴장감을 높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조영주 기자 yjcho@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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