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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물가와 포퓰리즘, 한국경제 옥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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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이 창간 23주년을 맞아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지금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내외 환경의 악화로 기업인들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심각한 양상이다.


나라 안으로는 '물가 스트레스'와 내년에 치러질 총선과 대선을 의식한 '정책 포퓰리즘 스트레스'가 가장 마음에 걸린다. 박재완 3기 경제팀에 대한 주문사항 1순위가 물가안정일 정도로 물가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는 일반 국민이나 기업인이나 마찬가지다. 기업인들은 출범 초기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운 이명박(MB) 정부가 규제 해소에 노력했지만, 최근의 기업정책은 반시장적이며 포퓰리즘에 기초해 있다고 본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와 초과이익공유제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포퓰리즘이 두드러진 곳은 교육정책 분야다. 5세 아동 유치원 무상교육, 반값 등록금, 3~5세 의무교육 검토 등의 시리즈가 그것이다. 이런 식으로 경쟁하다 보면 신용등급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수준으로 떨어진 그리스 꼴이 날 수도 있다. 관세화를 통한 쌀 시장 조기개방 논의는 장관이 바뀌자 쑥 들어갔고,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 문제는 약사회 압력에 밀렸다.


기업인들이 가장 위협적인 나라로 중국을 꼽은 점도 눈에 띈다. 차이나 스트레스다.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만들고 중국에 수출해 재미를 본 한국 기업이 중국의 급성장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중국이 여러 분야에서 우리를 바싹 추격함은 물론 희토류 등 자원을 무기화하고 힘의 외교를 과시하고 있어서다.


기업인이 체감하는 스트레스의 실체는 경제팀에 무엇을 주문하는가에서 드러난다. 물가안정을 필두로 금융개혁, 청년실업 해소, 감세 및 친시장 기조 유지, 가계부채 해소, 균형재정의 순서로 답했지만 이들 상위 6개 과제에 대한 응답비율은 비슷하다. 그만큼 지금의 경제상황이 복잡다단하다는 의미다.


1년6개월여 남은 MB정부가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국민과 기업인이 스트레스 없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고 포퓰리즘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강조한 대로 '흔들림 없이 국민과 국가의 입장에서' 일하는 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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