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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드림카를 타는 매튜 맥커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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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봉투를 흔들어 보기만해도 안에 얼마가 들었는지 아는 남자. L.A.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변호사 미키 할러(매튜 맥커너히)는 법보다는 결제의 신성함을 믿는 속물변호사다. 자동차 번호판에 ‘NOT GUILTY (무죄)’ 라고 쓰고 기사가 운전하는 링컨 자동차 뒷좌석에 앉아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이 길바닥 변호사는 돈 안 되는 의뢰인에게는 재빨리 국선변호사를 찾아가라고 충고하고, 동네 오토바이 갱들에게는 사기에 가까운 거짓말도 치지만 어쨌든 의뢰인이 끊이지 않을 만큼 능숙한 변호실력과 깔끔한 일처리 능력을 자랑한다. 어느 날 그에게 거대 부동산 업자의 아들 루이스 룰레(라이언 필립)가 강간미수 폭행사건으로 찾아온다. 미키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루이스의 진술과 진동하는 돈 냄새를 맡고 그 사건을 덥석 물긴 했지만 사건을 조사하던 중 의뢰인의 다른 얼굴을 발견한다. 루이스는 바로 4년 전, 자신이 변호를 맡았지만 유죄라고 믿고 감옥에 보낸 한 남자가 저질렀던 살인사건의 진범이었던 것이다. 변호사가 의뢰인과 나눈 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비밀로 해야 하며 이는 증거로도 채택될 수 없다는 ‘변호사의 비밀유지특권’이 미키의 입을 틀어막는 가운데 변호사와 의뢰인의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10_LINE#>

영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드림카를 타는 매튜 맥커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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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한 드라이빙, 안전한 승차감

영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드림카를 타는 매튜 맥커너히



아군 속에서 적군을 발견했지만 그가 적인 것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 소리 없이 그리고 자신에게 어떤 피해도 오지 않도록 그가 적임을 세상에 증명해 내기란 전면전 이상의 에너지와 두뇌싸움이 필요한 법이다. 범죄 스릴러의 대가인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함정에 빠져 스스로를 구해내야 하는 변호사와 순진한 얼굴로 잔인한 범행을 일삼는 의뢰인의 대결이 주가 되는 만큼 배우들에게 기대는 바가 큰 영화기도 하다. 미키를 돕는 개인 수사관, 프랭크 역의 윌리엠 H. 메이시나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하는 존 레귀자모의 등장은 극에 무게감을 싣지만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양면성으로 미키의 대척점에 선 루이스 역의 라이언 필립은 그 존재감이 약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대신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매튜 맥커너히라는 배우의 가치를 재확인 시켜주는 것만으로도 어느 이상의 성취를 보인다. 실제로 법학도 출신인 배우 매튜 맥커너히는 15년 전 영화 <타임 투 킬>에서 보였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에서 줄곧 인정받지 못한 배우 중 하나였다. <사하라> 같은 블록버스터, <10일 안에 남자 친구에게 차이는 법> 등의 로맨틱 코미디에서만 그나마 활용도가 있었다. 좋게 말해, 한결같았던 연기와 동시에 그의 이미지는 가령 이런 것이었다. 탈의한 상반신, 구릿빛 피부, 선글라스에 서핑보드를 들고 캘리포니아 해변을 휩쓰는 전형적인 남부 바람둥이, 섹시하고 매력적이지만 고민 없는 백인남성의 상징 같은 것 말이다. 심지어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카메오로 등장할 때 역시 그는 자신만만한 태도와 광기에 가까운 태도로 캐리를 유혹하던 배우이자 프로듀서였다.


하지만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이제 불혹을 훌쩍 넘긴 이 할리우드 플레이보이가 어떻게 지나온 개인 삶의 궤적을 배우의 등고선 위로 동기화 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속물이지만 부패하지는 않은, 기름기가 돌지만 느끼하지 않은, 정의롭진 않지만 불의를 행하지도 않는, 이 아슬아슬한 경계에 선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있어 매튜 맥커너히는 적임자처럼 보인다. <링컨 차를 타는변호사>는 제대로 스피드를 내는 가운데서도 안정감 있게 달릴 수 있는 그의 ‘드림카’ 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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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백은하 기자 one@
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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