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문화단상]박정은의 미술로 세상 읽기-모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시계아이콘01분 0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문화단상]박정은의 미술로 세상 읽기-모네의 풀밭 위의 점심
AD


[스포츠투데이] 마네의 '풀밭위의 점심'과 매우 흡사한 구도의 이 그림은 모네가 공식 살롱전에 출품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마네의 작품이 가져온 파문을 고려해서인지 논란이 될 만한 구성은 피하고 야외에서 느긋하게 소풍을 즐기는 신사, 숙녀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네의 작품은 우아하고 정숙합니다.


마네의 그림이 뭔가 거칠고 도발적인 느낌을 주는데 반해, 모네의 작품은 조용한 가운데서도 정숙하며 섬세하다는 느낌입니다. 마네의 그림에서 묘사된 흐트러진 과일 바구니도 모네의 작품에선 식탁보를 깔고 준비해온 음식들을 가지런히 차려놓은 정갈한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긴 야외드레스를 차려입은 여인들은 더없이 단아한 모습이고, 동료 화가들을 모델로 삼은 남자들도 전형적인 신사의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모델에서 구도에 이르기까지 마네의 그림과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마네의 그림이 다소 도전적이고 반항적이라면, 모네의 그림은 모범적이고 정돈된 느낌을 줍니다.


서 있는 남자는 모네의 후원자이자 동료 화가인 절친 프레데리크 바지유이고, 앉아 있는 남자는 덥수룩한 수염에 비추어 당대의 사실주의자 쿠르베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네가 공들여 완성한 이 작품은 체납한 집세에 대한 담보로 집주인에게 건네졌고, 이로 인해 몇 년 후 모네가 이 그림을 넘겨받았을 당시에는 이미 곰팡이로 그림의 일부분이 훼손되었다고 합니다.


인상파의 거목 모네는 생전에 마네와 친분이 매우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 사교적인데다 원만한 성격의 모네는 르누아르, 바지유, 드가 등 인상주의 계열의 화가들과 평생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마네처럼 도발적이지도, 세잔처럼 고집스럽고 폐쇄적이지도 않은 미술계의 신사 모네는 특유의 넉넉한 인품 때문에 예민하고 까다로운 화가들도 믿고 의지할만한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묵하고 고집스런 세잔은 당대 최고의 화가로 서슴없이 모네를 지목하고 있으며, 화가의 초상화는 잘 그리지 않던 마네도 모네의 선상 작업실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을 정도입니다.


평생에 걸친 마네와 모네의 우정은 마네 사후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19세기말 미국에서 진행되었던 한 경매에서 마네의 작품인 '올랭피아'가 미국인에게 팔릴 것을 염려한 모네는 자신의 사재를 털어 작품을 구입하여 국가에 귀속시킵니다. 이후 마네의 작품들이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도록 온갖 노력을 기울였고, 그러한 모네의 노력은 결실을 맺어 오늘 날 '올랭피아'나 '풀밭위의 점심' 같은 마네의 대표작들은 오르세 미술관으로 옮겨져 그곳의 간판급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투데이 강승훈 기자 tarophin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