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최근의 변동성은 우리 시장에 대한 재평가 시기가 됐다는 의미입니다."
장동헌(사진) 우리자산운용 운용본부 총괄 전무는 가벼운 질문에도 고민했고 익숙한 답변에도 신중했다. 펀드매니저의 첫 번째 자질로 끊임없는 의문을 던지는 자세를 꼽은 그는 이제 시장에 의문을 던질 때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큰 그림으로 본다면 달리는 마차에서 뛰어내릴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 증시는 일본 지진 이후의 상황과 매우 유사한 단계"라며 "막연히 긍정적인 관점들을 실적 중심으로 옮겨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장 전무는 "실적 시즌에 진입함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이 전 세계 기업들의 이익이 전망치에 부합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며 "좀 더 보수적으로 해당 기업들을 뜯어보는 것이 추세가 됐고 최근 높아진 변동성도 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유망하다고 보는 업종도 이런 관점에 부합한다. 화학, 철강, 자동차와 같이 공급체인의 실제적인 변화가 실적을 이끌 수 있는 섹터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장 전무는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장기투자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장기투자에 대한 의문도 많이 제기됐다"며 "자신이 원하는 투자 기간에 투자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고 그에 맞춰 차익 실현이나 재투자로 수익을 지켜 나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이끄는 운용본부도 이런 철학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알파를 꾸준히 만들어낼 수 있는 조직이 큰 방향이다. 알파운용본부와 그 안의 퀀트(계량)분석팀이 중심에 섰다.
그는 "알파운용본부는 주식 운용만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운용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이라며 "퀀트는 모델 시각에 운용을 바라보며 리서치의 방향성을 잡고 정확성을 더해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시도는 현재까지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15일 제로인에 따르면 주식형 기준 부임 이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던 성적은 지난 1분기 평균 7.65%의 수익률로 벤치마크(BM)를 4.81% 웃돌았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헤지펀드 역시 알파운용본부에서 준비 중이다. 그는 "헤지펀드가 도입되면 롱숏의 멀티전략이 주종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계량적 분석이 많이 사용 될 것"이라며 "이미 멀티전략을 바탕으로 한 사모펀드로 1년가량 노하우를 쌓아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헤지펀드 상품인 재간접 펀드는 이미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프라이빗뱅커(PB) 시장 중심인 재간접 헤지펀드는 적격투자자 기준에 따라 시장이 갈리면 일반 투자수요를 흡수하며 직접 투자수요를 보강하는 두 가지 방향으로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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