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복수노조 시행 앞두고 걱정은 많지만 준비는 미흡

대한상의 조사 결과, 노사불안 심화(75.2%) 우려되지만 대비 부족하다(61.6%)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오는 7월 복수노조 설립 허용을 앞두고 노사관계 불안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복수노조 전국 설명회에 참석한 23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75.2%는 "복수노조 시행 후 노조의 투쟁성이 강화돼 노사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조합원 이익을 대변하는 온건실리 노선이 정착될 것"이란 답변은 24.8%에 그쳤다.

특히 복수노조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에 비해 준비정도는 충분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노조 시대에 어느 정도 준비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61.6%의 기업이 ‘준비가 미흡’(52.4%)하거나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9.2%)고 답했다.

복수노조 허용 후 새로운 노조가 결성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응답기업 4곳 중 1곳(24.9%)이 ‘신설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고, ‘낮다’고 예상한 기업은 75.1%였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31.1%)이 중견기업(21.6%)과 중소기업(21.5%)보다 신규노조 설립가능성을 높게 예상했으며, 노조 유무에 따라서는 현재 노조가 있는 기업(29.2%)이 없는 기업(8.0%)보다 더 높게 예상했다.

복수노조 시행의 우려사항으로는 가장 많은 기업이 ‘단체교섭 혼란과 교섭비용 증가’(44.2%)와 ‘조직확대를 둘러싼 노조간 갈등’(41.2%)을 꼽았다. 이외 '직원간 분열 및 조직화합 저해'(34.1%), '노조간 경쟁으로 단체협약 요구수준 상승'(28.8%), '노사협의회 등 각종 노사협의체 운영혼란'(18.1) 등이 뒤를 이었다.

복수노조제도가 정착되기까지는 ‘3년’이 소요될 것이란 응답(50.2%)이 가장 많았고, ‘2년’(24.9%)을 꼽은 기업도 상당수였다.

교섭창구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서는 응답기업의 절반 가량(47.3%)이 과반수 이상의 노조가 교섭대표권을 갖는 ‘과반수 노조로 단일화’를 점쳤고, ‘노조간 자율적 창구단일화’(36.4%)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