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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논쟁, '방사능 오염물' 정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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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제거할 수 있다 vs 필터 오염은 어쩌고?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정수기를 사용하면 방사성 물질의 오염 걱정 없이 물을 마실 수 있을까'


정수기 필터의 방사성 물질 제거 효과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일본 원전 피해 여파로 우리나라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가운데 소비자들의 관심이 정수기의 효과에 쏠리고 있는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다.

논란은 필터가 방사성 물질을 걸러낼 수 있는가와 걸러낸다고 해서 그것이 곧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한 평가다. 국내 정수기 1위 업체인 웅진코웨이가 지난 3일 방사성 물질에 대한 자사 환경분석센터의 자체 실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 방사성 물질 95% 제거가 곧 '안전'인가= 웅진코웨이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세슘과 요오드의 경우 역삼투압방식(RO) 멤브레인 필터에서 약 95% 이상 제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미국 EPA(환경청)도 2005년 '음용수 중 방사성 물질에 대한 처리 및 관리에 대한 가이드'에서 RO 멤브레인 필터를 음용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보면 RO 멤브레인 필터를 사용할 경우 방사성 오염을 거의 제거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이러한 결과가 자칫 소비자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동종업체인 교원L&C 기술연구소의 박정우 소장은 "세슘과 요오드 등이 제거되더라도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필터에 남아 있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방사선이 방출될 수 있기 때문에 '제거'가 곧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웅진코웨이는 2009년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으로 '정수 필터의 방사성 물질 제거 효율 평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정수기에 사용되는 RO 멤브레인 필터가 우라늄과 라듐을 99.9% 제거한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 방사성 물질 걸러낸 필터 교체도 부담= 강문자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환경방사능평가팀장)는 "방사성 물질이 필터에 걸러졌을 때 농도가 낮으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필터에 쌓이면서 농도가 높아지면 방사선이 나올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RO 멤브레인 필터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더라도 이를 공지하고 안전을 위해 필터를 즉시 교체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RO 멤브레인 필터가 방사성 물질에 안전하다는 식으로 홍보한 이후 자칫 문제가 생길 경우 업계 전체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세슘과 요오드가 RO 멤브레인 필터를 통해 95% 이상 제거된다는 연구결과는 그만큼 안전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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