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증시 활황을 향해!”, “달리자!”
마라톤 대회의 개회선언은 최고점을 돌파해 달리고 있는 국내 증시에 더욱 힘을 싣자는 함성과 함께 시작했다. 대회가 열리는 동안 금융투자업계 종사자들은 여의도 한강변을 마음껏 달리며 승패 없는 축제를 즐겼다.
2일 오전 9시 한국거래소(이사장 김봉수)가 주최하고 금융투자협회 등이 후원하는 ‘2011 불스레이스(Bulls Race) 마라톤대회’가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이벤트마당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2011 불스레이스’에는 금융투자업계 종사자와 가족들과 아제르바이잔 등 8개국에서 참가한 거래소 관계자까지 약 8000여명이 함께했다. 이번 마라톤 대회는 한국자본시장 개장 5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행사 장소인 여의도로 속속 모여들기 시작한 참가자들은 9시가 되자 준비된 무대와 부스 주변을 가득 채웠다.
각 증권사 임직원들은 토요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단체의상과 풍선 등을 준비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다. 대신증권 직원들은 각자 한 글자씩 ‘대신증권’이라고 쓰인 유니폼을 입고 함께 달려 눈길을 끌었다. 또 우리투자증권은 참가자들을 위해 무료로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등 먹을거리도 마련됐다.
오전 9시 식전행사에서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직접 참여해 ‘1km 사랑의 달리기’를 하며 참가자들과 몸풀기 시간을 가졌다.
방송인 배한성 씨의 진행으로 시작된 공식행사에서는 참가자 중에 선정된 금융투자종사자 가족이 대표로 개회선언을 했다. 이어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대회사를 낭독했다. 이날 대회에는 이수화 한국예탁원 사장,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CEO,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고든 슈첸 대만그레타이증권시장 이사장 등도 참석했다.
5km와 10km로 나뉘어 펼쳐진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각각 서강대교, 동작대교를 왕복해 달렸다. 10km 구간에는 평소 체력에 자신 있는 참가들이 달리기에 열중했던 반면에 5km구간은 가족과 함께 나온 참가자들이 한강변을 산책하며 여유있게 걸었다.
다만, 참가자들과 운동을 나온 일반 시민들이 행사구간에 뒤섞여 혼잡하고, 자전거를 탄 시민들이 참가자들 사이를 빠르게 지나가는 등 안전상의 문제는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10시쯤 출발한 참가자들은 30여분이 지나자 속속 결승점으로 되돌아 왔다. 5km 구간 참가자들은 출발 후 약 1시간, 10km 참가자들은 1시간30분 정도가 지나자 대부분 반환점을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각 구간 1위에서 3위까지 남녀 부문으로 시상한 이번 대회에서 10km 남자 1위는 애플투자증권의 장용선 씨가 여자 1위는 한화증권의 이은경 씨가 차지했다. 이은경 씨는 “48분대에 뛰었는데 자랑할 만한 기록은 아니다”라며 “매년 참가했는데 1위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기뻐했다.
또 남자 5km는 미래에셋증권의 송은섭 씨가 여자 부문은 우리투자증권의 권단 씨가 가장 먼저 피니시라인을 끊었다. 그 외에 55등에게 주어지는 55주년상, 최고령·최연소 완주상, 단체화합상 등 22개 부문에서 수상자가 나왔다.
5km 구간을 32분대에 왕복한 김봉수 이사장은 “매년 참가하고 있는데 이번엔 중간에 휴식 없이 완주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거래소가 매매결제시스템등을 지원하는 우즈벡의 SPC(국가자산위원회)에서 초청된 라지즈 이나가모브 씨는 "현재 한국에서 거래소와 관련한 공부를 하고 있다”며 “5km에 참가했는데 상쾌하고 기분 좋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이번 행사를 통해 조성된 참가비와 후원금 1억4000만원과 온누리상품권 1500만원을 저소득소외계층 아동들의 교육지원사업을 위한 기부금으로 기아대책 및 어린이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불스레이스는 금융투자인들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라며 "날씨가 흐리고 비까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참가인원이 예년보다 줄어 안타까웠지만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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