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오랫만에 입을 연 노재근 회장의 발언은 강렬했다. 지난해 저질가구 납품 의혹이 불거졌을 때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에도 묵묵부답했던 그였다. 최근 가구업계 최대 이슈로 떠오른 '편법 중소기업 자격유지'에 대해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며 정도경영을 강조했다.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노재근 코아스웰 회장은 지난해 '공군에 저질가구를 납품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은 일을 두고 "납품 중단, 신뢰도 하락, 기회비용 상실 등 모두 다 해서 300억 원 정도 손해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결과적으로 경쟁회사 대리점 직원의 '모략'으로 판가름 났고 노 회장은 무혐의 처리됐다. 300억 원이면 회사 매출의 40%에 달하는 금액이지만 노 회장은 맞소송을 걸지 않고 일을 덮었다.
"적(適)은 그렇게 다루는 게 아니다"란 게 이유다. 문제를 삼으면 "본사는 몰랐다", "그럴 리 없다"는 식으로 업계가 시끄러워질 텐데, 이는 노 회장이 바라는 동업자 정신이 아니란 설명이다.
그는 "회사 창업한 후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직원, 대리점, 협력사 등 800명의 눈초리가 나 한 명에게 집중되는 경험은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윤리, 투명, 도덕이란 경영철학을 지키자는 생각에 모든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했고 결국 진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경쟁업체 퍼시스가 '팀스'라는 회사를 차려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하고, 정부 조달시장에 참여하려는 '편법 논란'에 대해서도 "나도 한 마디 해야겠다"고 나섰다.
노 회장은 "누가 봐도 퍼시스와 팀스는 같은 회사"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CEO는 그런 결정을 내리면 안 된다"고 비난했다.
코아스웰은 2016년 목표로 매출액 3000억 원을 제시했는데, 이대로라면 5년 후 코아스웰 역시 조달시장에서 빠져야 한다. 퍼시스와 같은 방법을 쓰지 않겠다는 말이냐는 질문엔 "얼마나 좋은 일인가. 내년이라도 졸업할 수 있다면 하고 싶다.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작은 회사에게 시장을 넘겨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CEO는 큰 물줄기를 거스르지 않고 덕장이 돼야 직원들이 따른다. 나 먼저 도덕적이고 내가 더 윤리적일 때 회사의 가치를 믿고 직원들이 비전을 공유하는 그런 좋은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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