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500억 원까지는 도달할 것 같습니다"
일본 대지진 관련 모금 시작 13일 만에 220억1945만5000원을 돌파한 김용현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의 말이다. 단일 단체가 자연재해와 관련해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에 달성한 최대 금액이라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하루 평균 15억 원이 넘는 성금을 모은 셈이다. 자연재해와 관련해 종전까지 거둔 성금 최고액은 2005년 미국 동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 당시 대한적십자사가 약 4개월 동안 모금한 193억6000만 원이었다. 지난해 아이티 지진 때도 80일 동안 90억원 가량이 걷혔다.
각계 각층에서 빠른 속도로 성금이 모여 놀랐다는 김 사무총장은 "이처럼 많은 금액이 모인 것은 지리적 인접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성금 참여자의 대부분은 개인들로 주로 ARS 방식의 성금기부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금액상으로는 일본과 활발한 거래를 해 온 기업들이 큰 도움을 주었다. 전체 금액의 90%가량을 차지한다. 김 사무총장은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국민들이 여전히 애증의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일본 대지진의 경우에는 반일 감정보다는 모두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대승적인 접근을 한 것으로 보인다" 며 놀라움을 표했다. '나눔 문화'에 적극 동참하는,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에 한국 국민들이 접어든 것으로 김 사무총장은 판단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이후에도 일본적십자사와 적극 연계해 더욱 활발한 구호 활동을 펼쳐나간다는 구상을 밝혔다. 대한적십자사는 15일과 16일, 각각 100만 달러와 200만 달러의 성금을 일본적십자사에 전달한 것을 비롯해 29일 현재까지 총 800만 달러를 지원했다. 현재까지 모금된 130억 원의 성금도 곧 일본적십자사에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24일 삼성그룹이 기부한 긴급구호품 2천 세트 전달을 시작으로 식품 등 긴급구호품 지원도 준비 중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인력 지원 등을 꺼리는 일본 정부의 문화 특성상, 모포와 생수 등 필수 물품과 의료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김 사무총장은 5월13일까지 진행될 대한적십자사의 일본 대지진 성금이 약 500억 원 선까지 접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문제가 걸리지만, 한국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믿는다"고 김 사무총장은 굳게 확신했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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